본문 바로가기
사회

디지털자산기본법 '예고 효과'...'엑시트' 급해진 거래소들

가상자산거래소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줄 알았던 원스코가 오히려 거래소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빌런이 돼 버렸다. 원스코 도입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제한 등 강경책을 꺼내들자, 거래소들이 '엑시트' 고민에 빠졌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예고 효과'...'엑시트' 급해진 거래소들

14일 여의도 코인원 사옥을 찾은 써클과 코인원 경영진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코인원

가상자산거래소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줄 알았던 원스코가 오히려 거래소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빌런이 돼 버렸다. 원스코 도입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제한 등 강경책을 꺼내들자, 거래소들이 '엑시트' 고민에 빠졌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5곳 중 3곳이 현재 대주주 지분 매각을 검토하거나 진행 중이다.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거래소의 입지는 줄어드는 반면, 은행 및 증권사의 기회는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셈법이 한층 복잡해진 상황이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를 일찌감치 성사시켰다. 업계 1위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진행 중이고, 빗썸은 2028년 이후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한국투자증권도 코인원 지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엑시트'를 서두르는 이유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예고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고 효과'란 정책 결정권자가 정책을 수립하고 합법화하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자들이 미리 행동을 조정해 실제 집행 전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13일 한국은행은 '2025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은행이 원스코 발행을 비롯해 준비자산 관리, 자금세탁방지 등을 맡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었다. 이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지분을 50%+1주(51%룰)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실제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원스코 발행에 손을 뗀 반면, 은행들은 의욕적으로 발행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원스코를 새로운 성장 비전으로까지 제시한 상황이다. 최근 케이뱅크 측은 "원스코 최대 수혜자"를 자처하고 나섰고, 카카오뱅크 역시 "원스코 발행을 주도해 미래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시도가 카뱅의 다음 세대를 책임질 성장 동력"이라며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을 표명하기도 했다.

업비트-써클, 국내 디지털자산 혁신 및 교육 위한 MOU 체결./사진=업비트

한편 '원스코'로 물을 먹은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다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쪽으로 중심축을 이동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한국을 찾은 USDC 발행사 서클 측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을 차례로 만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협력 강화에 나서는 등 국내 거래소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서클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 인프라와 스테이블코인 기술 관련 협력 기회를 함께 모색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투명성, 규제 준수, 책임 있는 혁신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양한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 한국 디지털 자산 인프라 강화를 위해 서클과 MOU 체결./사진=빗썸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