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과학

[디지털 시대, 진화하는 마약범죄] SNS·다크웹 등 온라인 타고 확산...규제 비웃는 신종 마약, 클릭 몇 번이면 ‘내 손 안에’

마약류의 확산이 온라인을 타고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마약류의 화학적 합성도 이뤄지면서 전에 없던 신종·대체 약물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매년 6월 26일은 ‘마약퇴치의 날’이다.

생성형 AI ‘챗GPT’에 마약 중독에 빠진 사람을 그림으로 표현해 달라고 명령해 생성한 이미지.

마약류의 확산이 온라인을 타고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마약류의 화학적 합성도 이뤄지면서 전에 없던 신종·대체 약물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매년 6월 26일은 ‘마약퇴치의 날’이다. 본지는 시기에 맞춰 ‘온라인 타고 확산하는 마약’, ‘마약 보관·처분과 의료용 마약류 관리’, ‘마약류 중독을 떨쳐내기 위해’ 등 3편을 보도한다

수사 당국의 수사 대상이 되는 마약사범은 연간 수만명이 나오고 있다. 대구에서도 최근 5년 새 2천여명의 마약사범이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대체 약물도 등장하면서 마약 성분의 종류는 400여종에 달하고 있다. 때문에 식약당국은 관련법에 따른 관리·제약 의무를 적용하기 위해 마약류 지정 범위와 임시 마약류 지정을 확대하고 있다. 더해서 마약범죄 수사 효과의 증대를 위해 내년 5월부터는 마약범죄에 대해서도 경찰 위장수사가 적용될 전망이다.

◇대구서도 매년 수백명 마약사범…마약류 압수·감정량도↑

검·경,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당국은 해외 각국과 공조해 마약 범죄에 대한 범정부 특별단속을 지속 시행하고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총 2만3천403명이었다. 올 상반기에도 5천337명이 단속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에선 지난 5년간 마약류 사범 총 2천856명이 검거됐다. 연도별 검거 인원은 2021년 427명→2022년 565명→2023년 743명→2024년 505명→2025년 616명 순으로 집계됐다. 2023년 최다로 기록된 후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대구에서도 연간 수백명이 검거되는 셈이다.

검거 인원 중 569명은 혐의가 무거워 경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귀비 등 밀경 사범도 5년간 380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마약 범죄가 늘다 보니 이와 관련해 마약류 감정 데이터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집계 결과, 지난해 마약류 감정 종수는 총 14만775건으로 2023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사기관이 투약자, 유통책, 공급 경로 등을 통해 적발한 압수품 감정량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찰청 집계 결과, 대구에서도 2021∼2025년까지 5년간 수천g에 달하는 마약류가 압수 조치됐다. 이 기간 압수된 량은 필로폰은 총 6천947g, 대마는 8천536g, 양귀비는 2만4천937주 등이다.

당국은 마약 밀수, 대량 재배 및 유통 등 범행에 대한 압수수색부터 구속영장 청구·집행 등 전방위 수사를 추진했다. 이 결과 출범 6개월 간 8개 조직범죄집단 235명을 입건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올 3월엔 필리핀에서 대규모 마약을 국내로 유입시키던 핵심 총책 박왕열을 국내로 송환해 화제가 됐다.

대구지법 형사13부는 지난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약물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24년 1월 말부터 2025년 3월 초까지 다크웹 사이트를 통해 4회에 걸쳐 대마 53g을 사고 3차례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구경찰청은 이달 초 합성 대마와 전자담배 액상을 혼합한 신종 마약류를 텔레그램을 통해 온라인 유통한 일당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사진은 대구경찰이 압수한 마약과 전자담배 등. 대구경찰청 제공

◇신종·대체 약물로 진화…관리 사각지대 문제도

최근에는 신종·대체 약물의 등장이 이어지면서 이들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관련법상 마약으로 정해지지 않아 법제의 단속을 비껴가는 사례도 있어 사각지대로 지적받고 있다.

마약류 관리법에 따른 마약류에는 양귀비·코카인·아편 등 마약과 대마, 향정신성의약품이 있다. 마약류로 지정되면 약품 수입부터 투약까지 전 과정에서 취급 보고가 의무화된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실시간 정부 모니터링 등도 가능해진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2025 마약류 감정백서’를 보면,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마약류의 화학적 합성이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구조를 가진 신종 마약류 출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10대의 전자담배 형태 합성대마 남용과 에토미데이트, 펜사이클리딘류 등의 확산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 유행한 수면 마취제류에 강한 규제가 이뤄지자 신종 마약류로 손을 뻗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동물용 마취제인 메데토미딘이 불법 유통·남용되는 사례가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동물용 마취제는 인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투약 시 호흡 억제나 심정지 등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약물은 의무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는 문제도 지적된다. 수성경찰서는 지난해 지역의 모 피부과 의원 관계자 3명과 투약자 4명을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및 약사법 위반,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구속된 간호조무사 40대 여성 A씨는 4년여간 투약자 등을 상대로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판매 또는 투약해 6억여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당시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식약처에의 취급 보고 의무가 없었다. A씨는 이 허점을 악용해 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에토미데이트는 법 개정에 따라 올 2월 13일부터 마약류로 포함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료용으로 쓰이는 향정신성 의약품 같은 경우 아무래도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으면 전문 의약품으로 관리된다”며 “마약류로 지정되면 의료기관이 처방할 때마다 행정부에 보고하거나 시스템을 통해 별도 관리하는 등 제약이 있다. 식약처에서 오·남용이 많이 되거나 위험도가 올라간다고 판단되면 마약류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대구보호관찰소는 지난 24일 마약류 사범의 재범을 예방하고 지역사회 치료·재활 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약류 사범 치료·재활 외부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대구보호관찰소 제공

갈수록 지능화되는 마약범죄

내년 5월부터 위장수사 법제화

위급시 허가 없어도 수사 가능

해외 밀수·국내 유통망 덜미 기대

◇마약 범죄 수사 강화…내년 5월부터 위장수사 법제화

수사력을 높이기 위한 법제 개편도 추진되고 있다. 내년 5월부터는 경찰 위장수사의 활용 범위가 디지털 성범죄에 더해 마약류 범죄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5월 26일 신분비공개·위장수사 제도를 법제화하는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이 공포됐다. 해당 개정 내용은 계도 과정을 거쳐 내년 5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수사관의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를 마약범죄에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신분비공개수사는 수사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 현장에 접근하는 수사법, 신분위장수사는 문서·도화·전자기록 등을 활용해 경찰이 아닌 다른 신분으로 위장하는 수사법이다.

이러한 수사기법은 사전에 부서 장의 승인을 받거나 검찰 신청-법원 청구를 거쳐 시행해야 한다. 승인 절차를 거치기 어려운 긴급한 상황에서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 장의 승인이나 법원 허가 없이도 위장수사를 진행할 수 있고 48시간 안에 사후 절차를 밟도록 예외 사항도 뒀다. 수사 관련 자료는 수사기관의 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및 각 수사기관 소관 상임위원회에 반기별로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두 수사기법 모두 수사기간은 3개월을 넘기면 안 된다. 다만 신분위장수사는 3개월 범위에서 법원 허가를 받아 연장할 수 있고 총 수사기간은 3년을 초과할 수 없다.

마약류 유통망 적발 등에 있어 기존 수사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위장수사가 적용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일부 규제로 인한 수사 절차의 위축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범죄는 대표적인 암수범죄로 현재 위장 거래를 통해 수사 단서를 확보하고 있지만 갈수록 은밀화·지능화되는 등 확산되고 있다”며 “경찰관이 신분을 숨기고 범죄 조직원으로 유통 과정에 참여해 해외 밀수조직과 국내 판매 유통망을 동시에 확인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앞서 미국 마약단속국 등으로부터 마약 수사에 활용되는 위장수사 기법을 공유받았다고 밝혔다. 신분위장수사는 마약류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를 저지하거나 범인 체포, 증거 확보가 어려울 경우에 한정해 시행할 수 있다. 박용규·김유빈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