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소설가
온 세상이 전쟁의 광기로 가득 차 있다. 세계 도처에서 권력에 병든 전제 독재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칼춤을 추고 있다. 주권 국가를 무단 침공해 무고한 사람들을 살상하고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킨다. 이제 국제 규약으로 정한 협약서는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다. 자국의 이익 보호를 위해서는 안면몰수, 후안무치, 인정사정 볼 것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되었다. 20세기에 만개한 자본주의는 세계화를 선점한 마이다서들의 투전판으로 변했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이라며 환호했던 자유민주주의는 인권 부재의 암흑시대로 역행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초강대국의 패권 경쟁에 노심초사 좌불안석이다. UN은 유명무실한 형식적인 국제기구로 전락해 통제력을 상실했다. 1세기 전 관속에 잠들었던 쇼비니즘(chauvinism)의 부활로 광적인 애국주의와 극단적 배외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 동맹과 적의 구분이 애매모호한 국제정세는 예측 불허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공존공영의 보편적 가치가 붕괴된 국제질서는 세기말적 아노미현상을 연상케 한다.
답답한 마음에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2026년의 7가지 이슈를 살펴보았다. '티치노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흐르는 강을 지칭)는 피로 넘쳐날 것이다. 강이 붉게 물들고 대지가 큰 싸움에 휘말린다. 유명 인사가 날벼락을 맞고, 벌떼가 출현한다. 바다 위에 전쟁이 일어나며, 노예의 후손이 높은 자리에 오른다. 7개월간 전쟁이 계속되고, 조상들이 지옥에서 살아온다' 등으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그대로 예언하고 있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년 내에 지구를 떠나라고 했다. 2040년 인류멸망 시나리오는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시작된다. 10년 후 바다 온도가 계속 상승해 2050년이면 바다가 전멸모드로 가고, 2100년이면 지구는 인간의 거주가 불가능한 불모지가 된다. 이는 세계적인 기후과학자들이 예측한 자연재앙에 의한 인류종말론이다.
보다 실감나는 시나리오는 <둠스데이(Doomsday: 인류종말, 지구 종말의 날)> 10가지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예측 가능한 내용들이다. <둠스데이>는 다큐멘터리로 2016년 미국에서 방영된 후 2017년 한국에서도 방영되었다. 지구가 멸망할 수 있는 10가지 가설을 각 에피소드로 구성한 과학 다큐멘터리이다. 흥미로운 가설을 실감 나게 재현하면서 전문가의 해설도 곁들였다. 10가지 인류멸망의 가설로 제시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첫째가 소행성 충돌이다. 그로 인해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들 거의 대부분이 죽게 되며 그나마 동굴 등에 들어가 소행성 충돌을 피한 소수자만 살아남는다. 지금 미국에서는 2000여만명의 프레퍼(prepper)족들이 둠스데이에 대비해 유행처럼 지하벙커를 짓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가설의 가장 명확한 증거는 13억 5000만년 동안 지구에 생존했던 공룡이 6500만년 전 소행성충돌로 전멸한 것이다. 두 번째는 블랙홀, 세 번째는 떠돌이 행성의 지구 접근, 네 번째는 화산 대폭발, 다섯 번째가 핵전쟁이다. 핵전쟁 가설은 애니 제이콥슨이 쓴 <핵전쟁 시나리오 24분>에서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직 펜타콘 핵 기술자들의 증언과 봉인 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를 근거로 24분까지 분 초 단위로 시시각각 전개되는 핵전쟁 시나리오이다.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인류종말론의 끝판왕이다. 북한 평양평성에서 발사된 핵탄두미사일은 24분이면 미국의 펜타콘, 워싱턴, 뉴욕에 도달해 반경 수십, 수백㎞ 내의 지역이 쑥대밭이 된다. 이에 반격해 미국에서 자동 발사된 핵탄두미사일은 북한 평성을 중심으로 남한 일부까지 초토화시킨다.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과 미국의 반격으로 확대된 핵전쟁은 러시아와 중국의 중요지대와 그 주변국들도 괴멸된다. 여섯 번째는 감마선 폭발로 우주에서 발생하는 가장 강력하고 밝은 전자기파의 폭발이다. 단 몇 초 만에 방출된 태양에너지로 큰 별이 붕괴해 블랙홀이 되거나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강력한 에너지 발생으로 인류가 멸종한다. 그 밖에 태양
폭풍, 지구 궤도 이탈, 외계인 침공, 심해 재앙 등이 <둠스데이> 인류멸망 10가지 시나리오이다. 이처럼 인간의 만용에 의한 자연재앙과 권력에 미친 독재자들의 광기로 핵전쟁이 발생하면 인류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지구는 자연재앙과 핵전쟁으로 황폐해지겠지만, <둠스데이> 이후 지구를 정복한 외계인들이 AI 휴머노이드를 부리며 사는 탈 인류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경남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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