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중과실 여부가 가를 듯...빗썸-FIU 소송도 영향
/그래픽=GPT 생성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간 행정소송의 결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쟁점은 특정금융정보법상 영업정지 요건이 되는 고의 또는 중과실 여부다.
FIU "소극적 조치"vs 두나무 "충분한 노력"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는 오는 9일 오후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연다. 두나무가 지난해 3월 소송을 제기한 지 약 1년 1개월 만이다.
앞서 FIU는 지난해 2월 두나무가 고객확인(KYC) 의무를 위반하는 등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며 3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내렸다. 일부 영업정지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의 외부 입출금을 제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두나무는 서울행정법원에 FIU의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편지수 기자
법원은 지난해 7월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올해 2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주 쟁점은 두나무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특금법상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가상자산사업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필요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양 측의 의견은 엇갈린다. FIU는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반면, 두나무는 최선의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0만원 미만' 거래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현행법상으로는 가상자산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 자산을 송금할 경우 트래블룰을 적용하고 있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하도록 부여한 의무를 의미한다.
두나무 측은 100만원 미만 거래의 경우 트래블룰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법적 공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트래블룰을 100만원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의 특금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두나무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2월부터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이전 거래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했다.
또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지시에 따른 조치를 충분히 시행했으며,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솔루션을 활용하는 등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사후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판정된 주소를 기준으로 영업 일부정지 제재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반면 FIU는 타 거래소의 사례를 들어 두나무가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미 일부 거래소는 현행법과는 별도로 100만원 이하 거래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두나무가 체이널리시스의 솔루션이 가진 한계를 알면서도, 사후 모니터링이나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온체인 상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 충분히 추적할 수 있는데 의심스러운 지갑 주소를 차단하지 않았다고도 봤다.
네이버 합병·빗썸-FIU 소송 변수로
가상자산업계는 선고 결과에 따라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고,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추진하고 있다.
두나무 빗썸 현장검사 결과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비교표. /자료=금융위원회, 테크M DB
변수는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것이다. 양사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각각 1조2000억원을 넘으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두나무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반대 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타 거래소와 FIU 간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빗썸은 지난달 23일 FIU를 상대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빗썸은 FIU로부터 특금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며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현재 법원은 빗썸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을 심리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각 거래소별로 제재와 특금법 위반사실은 조금씩 다르지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두나무와 FIU 간)1심 결과는 빗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편지수 기자 pjs@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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