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17~27일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1933년 프랑스에서 가정부 자매가 자신이 일하던 집의 안주인과 그의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파팽 자매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연극 '하녀들'이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극단 수는 202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사업 선정작으로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낭만적인 개소리'에 이어 올해 마지막 작품인 '하녀들'을 오는 9월17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고 20일 밝혔다.
'하녀들'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작가 장 주네의 대표작이자 현대연극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947년 초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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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하녀들'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파팽 자매 사건은 1933년 프랑스 르망에서 발생했다. 가정부로 일하던 크리스틴과 레아 파팽 자매가 자신들이 일하던 집의 안주인과 그의 딸을 잔혹하게 살해해 프랑스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두 하녀의 억눌린 분노가 극단적인 폭력으로 폭발한 이 사건은 계급과 주종 관계, 억압과 욕망을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연극 '하녀들'에서도 위계적 관계 속 인간의 욕망과 권력, 정체성의 문제가 핵심적으로 다뤄진다. 하녀 자매 클레르와 솔랑주는 주인이 없는 사이 마담의 옷을 입고 그의 말투와 행동을 흉내 내며 살해를 상상하는 역할극을 반복한다.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현실에서 억눌러온 욕망과 분노를 드러내고, 마담을 향한 동경과 증오, 복종과 반항이 뒤엉킨 놀이는 점차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러한 극중극 구조는 '하녀들'의 핵심적인 연극적 장치로, 초연 이후 시대와 연출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해왔다.
소설가이자 극작가, 시인으로 활동한 장 주네는 범죄와 욕망, 계급과 권력 등 사회적 통념과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갈등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았다. 기존의 도덕과 사회 질서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그의 작품 세계는 프랑스 문학과 연극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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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들'은 극단 수를 대표하는 레퍼토리 작품이다. 극단 수는 2020년 예술공간 혜화에서 이 작품을 초연한 데 이어 2021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재공연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5 오사카 국제 공연 페스티벌'에 초청돼 한국어 공연을 선보였다.
구태환 연출은 "시대는 달라졌지만 타인의 삶을 욕망하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간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며 "원작에 충실하게 접근함으로써 오히려 지금의 관객이 '하녀들'의 질문을 자신의 이야기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마담 역에 송이주, 솔랑주 역에 유진희와 배현아, 클레르 역에 박승희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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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주는 올해 극단 수의 '낭만적인 개소리'에서 한은순 역을 맡았다. 유진희와 배현아는 '바람, 다녀가셔요',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박승희는 '나생문', '띨뿌리' 등에 출연했다. 유진희와 배현아, 박승희는 2020년 초연과 2021년 재연에도 출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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