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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동십자각] 비아파트 페널티

희소 자원의 가격 독주를 막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대체재다. 영원할 것 같던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반 토막 가까이 주저앉은 배경에는 ‘랩그로운(합성) 다이아몬드’의 등장이 있다.

[동십자각] 비아파트 페널티

희소 자원의 가격 독주를 막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대체재다. 영원할 것 같던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반 토막 가까이 주저앉은 배경에는 ‘랩그로운(합성) 다이아몬드’의 등장이 있다. 본질적 가치야 비교할 수 없겠지만 가격 차가 품질 열세를 감수할 만큼 벌어지면 소비자는 기꺼이 대체재로 이동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 희소재의 독주는 그렇게 꺾이는 법이다.

하지만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서울 부동산 시장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와 빌라 중위가격은 각각 10억 원, 3억 원 안팎으로 격차가 7억 원을 넘어섰다. 무주택자들이 비아파트로 눈을 돌릴 법도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는 불안한 거주 환경을 감수하면서도 비아파트 매수 대신 세입자로 남는 쪽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비아파트가 이 정도로 외면받지는 않았다. 저렴한 비아파트에서 시작해 자산이 쌓이면 아파트로 옮겨가는 식으로 주거 이동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26% 오른 동안 빌라는 11%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주거 사다리가 흔들렸다. 2년 전 소득 수준에 맞춰 빌라를 산 사람이라면 지금 그 집을 팔아 아파트로 갈아타기는 더 어려워졌다.

이런 격차가 정책 환경 속에서 더욱 굳어졌다는 점이 가장 아이러니하다. 청약·대출·세금 전반에서 ‘무주택 자격’이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비아파트 소유는 더 나은 주거 이동을 막는 제약으로 인식되고 있다. 혼인신고 이후 대출·청약 불이익을 우려해 결혼을 미루는 ‘결혼 페널티’처럼 ‘비아파트 페널티’가 작동하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가 각종 주택 규제 대상에서 ‘실거주 1주택자’를 제외하자 시장은 ‘똘똘한 한 채’를 가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딱 한 채의 집만 가질 수 있다면 누구나 아파트를 고르지 않을까.

정부는 부동산 정책 목표로 ‘시장 정상화’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정상화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겠지만 적어도 ‘주거 가치’의 회복과 ‘투자 가치’에 대한 과도한 기대 완화는 빠질 수 없는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아파트 소유를 ‘무주택자의 기회 상실’로 만드는 청약·대출·세제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 거주 목적의 비아파트가 제 대접을 받아 대체재로 기능할 때 아파트에 대한 과도한 수요 쏠림도 해소될 수 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부족의 해법으로 내놓은 9만 가구 비아파트 공급 대책도 그때 비로소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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