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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탄소 중립 (35)] AI 성장과 탄소중립 - 그린데이터센터로 잡는 두 마리 토끼(上)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6.04.01 00:30
ㅣ 수정 : 2026.03.31 14:26
[기사요약]
AI 산업, 에너지 집약 산업 전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그린데이터센터, 해법으로 부상
다양한 에너지·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시행되면서 과거와 달리 관련 분야의 일선 기업들이 민간부문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를 찾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ESG 금융의 물꼬를 제대로 된 수요처로 초기부터 잘 잡아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본 시리즈를 기획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2022년 11월, ChatGPT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은 연구소 밖으로 나왔다. 출시 두 달 만에 월간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고, 2025년 현재 전 세계 활성 사용자는 8억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2천만명 이상이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기술의 확산 속도로만 보면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현상의 이면에는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AI는 작동하는 데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비한다. GPT-4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소모된 전력은 약 50GWh로 추산되는데, 이는 자동차 5000대가 평생 내뿜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이 수치는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학습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억 명의 사용자가 매 순간 질의를 던지는 추론 단계에서도 막대한 전력이 쉬지 않고 소비된다. AI는 생산 단계와 서비스 단계 모두에서 에너지를 먹는 구조다.
• AI 산업의 심장,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
이쯤 되면 AI를 더 이상 전통적인 ICT 산업으로 보기 어렵다.
과거 디지털 산업은 적은 에너지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산업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철강이나 화학 산업처럼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해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에너지 집약 산업에 가깝다.
McKinsey는 생성형 AI가 의료, 금융, 제조 등 전 산업에 걸쳐 연간 6500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한다. 그 성장의 대가로 치러야 할 에너지 비용도 그에 비례해 커지고 있다.
이 에너지 소비의 실체가 모여 있는 곳이 데이터센터다. 과거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보관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지원 시설에 불과했다. 지금은 다르다. AI 연산을 직접 수행하는 핵심 생산 설비로, 사실상 AI 산업 전체의 에너지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에는 최대 1700T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약 4배 증가로, 일부 국가의 전체 전력 소비에 맞먹는 수준이다.
AI 모델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이를 실행하고 유지하는 기반은 결국 데이터센터이며, 이곳에서 소비되는 전력과 발생하는 탄소가 AI 산업 전체의 환경영향을 결정짓는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구조, 냉각방식, 재생에너지 활용 여부는 AI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변수로 작용한다. AI는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디지털산업으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철강, 화학, 반도체와 유사하게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해 가치를 창출하는 ‘에너지집약산업’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 관점전환이 중요한 이유는, AI 정책이 단순히 기술개발이나 데이터 확보 차원을 넘어 전력시장, 에너지믹스, 탄소정책과 직접 연결되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전력 수요는 2025년 대비 2030년에 3배, 2038년에는 5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수요의 82%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은 이미 전력 소비가 발전 설비를 훨씬 초과하는 구조인데, 여기에 데이터센터까지 몰리니 전력망 포화는 피하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재생에너지 공급도 충분하지 않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RE100 이행을 위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고 지역별 편차도 크다.
수도권 집중, 전력망 포화, 재생에너지 부족이라는 세 가지 문제는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의 친환경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 AI 전력 문제의 해법, 그린데이터센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답으로 부상하고 있는 개념이 ‘그린’데이터센터다. 단순히 전기를 덜 쓰는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설계와 운영과 에너지 조달 방식 전반을 바꾸어 환경 영향 자체를 최소화하는 통합적 접근이다.
즉, 전력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사용되는 에너지의 성격을 전환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며, 궁극적으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①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②사용하는 에너지의 성격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③탄소 배출을 전 생애주기에 걸쳐 관리하는 세 가지 축이 현재 가용한 접근 방식으로 꼽힐 수 있다.
우선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그린데이터센터는 동일한 연산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이는 서버 효율 개선, 냉각 시스템 최적화, 전력 변환 손실 감소, AI 기반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달성된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는 전력은 단순히 연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이 냉각 및 부대설비에 사용되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 차원의 효율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단일 장비의 성능보다 “전체 인프라의 통합 효율”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기술적으로는 세 가지 방향의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폐열 재활용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열을 버리지 않고 지역난방이나 산업용 에너지로 되돌려 쓰는 방식으로,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설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둘째는 냉각 기술의 혁신이다. 기온이 낮은 지역의 자연환경을 활용하는 외기 냉각, 서버를 직접 냉각액에 담가 열을 제거하는 액침 냉각 등이 도입되면서 냉각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크게 줄이고 있다.
셋째는 AI 기반 운영 최적화다. 전력 사용, 냉각 상태, 서버 부하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조정해 데이터센터가 스스로 효율을 학습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도 진화했다.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는 전체 전력 소비 대비 IT 장비가 실제로 사용하는 전력 비율로, 1.2 이하면 매우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로 평가받는다.
냉각 과정의 물 효율을 보는 WUE(Water Usage Effectiveness), 탄소 배출 효율을 나타내는 CUE(Carbon Usage Effectiveness), 재생에너지 비율을 측정하는 REF(Renewable Energy Factor)까지 더해져, 이제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은 이 지표들의 조합으로 판단된다.
다음 편에서 그린데이터센터 운영과 관련한 얘기를 이어 나가겠다.
◀ 유종민(Yu, Jongmin) ▶
미국 일리노이대 응용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겸임교수 / 환경부 배출권 할당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수출입은행 외부사업 자문위원 / (전)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전)한국은행 조사역 / (전)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전)기획재정부 뉴딜실무지원단 자문위원 / (전)환경부 중앙정책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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