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사진:독일연방정부)
독일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산업 경쟁력 회복과 기술 주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는 20일(현지시간)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 2026에서 열린 ‘인더스트리얼 AI: 전략에서 스케일로(Industrial AI: From Strategy to Scaling)’ 행사에 참석해, 인공지능이 독일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메이드 포 저머니(Made for Germany)’ 이니셔티브 주도로 마련됐으며, 산업 전반에 AI를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과 실행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독일과 유럽연합(EU)이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의 특정 영역이 아닌 AI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소버린 접근(Sovereign Access)’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클라우드, AI 모델,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주권적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며 “이것이 향후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독일이 메모리 기술, 양자컴퓨팅, 산업 AI 분야에서 여전히 추격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기술 격차를 단기간 내 좁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늦었지만 아직 기회 있다”... AI 산업 전환 가속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인더스트리얼 AI: 전략에서 스케일로(Industrial AI: From Strategy to Scaling)’ 행사에 참석해 "독일이 산업용 인공지능 분야에서 여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진:독일연방전부)
메르츠 총리는 “독일은 지난 10년간 변화의 속도를 과소평가했고 대응이 늦었다”고 진단하면서도 “지금이라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산업 현장에서의 AI 적용 확대를 강조하며, “AI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 확산 과정에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적절한 활용을 통해 오히려 고부가가치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가 핵심”... 데이터센터·컴퓨팅 역량 대폭 확대
독일 정부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IT 전력 용량을 2배로 확대하고, AI 및 HPC 관련 컴퓨팅 역량은 최소 4배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비용 절감, 친환경 전력 확보 등을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독일 정부는 ‘하이테크 아젠다 독일(Hightech Agenda Deutschland)’을 통해 AI를 포함한 6대 핵심 기술을 집중 육성한다. 주요 분야는 양자기술,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바이오기술, 핵융합 에너지(Fusion Energy), 기후중립 모빌리티(Climate-neutral Mobility), 인공지능(AI) 등이다.
특히 산업별 맞춤형 AI 개발과 기술 이전을 촉진하기 위한 ‘도메인 특화 AI(Domain-specific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정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데이터가 핵심”...유럽 규제 완화 시사
메르츠 총리는 독일 산업 구조의 핵심인 중소기업이 AI 혁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는 AI 활용의 가장 큰 잠재력”이라며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연합 차원의 데이터 규제와 관련해,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AI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아이피세이 AI(IPCEI-AI, Important Projects of Common European Interest)’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 내 AI 협력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추진 중인 ‘클라우드 앤 AI 개발법(Cloud and AI Development Act)’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투자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독일이 단순한 AI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AI 기반 국가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모델 경쟁을 넘어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클라우드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가치사슬 전략’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메르츠 총리는 “독일은 충분히 세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과감한 실행과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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