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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도정 100일, 길을 묻다] 오후석 전 경기도 부지사 "민선 9기 경기도, '사전 공동설계' 협치·'투트랙' 북부 대개발로 승부 걸어야"

오후석 전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인천일보 경기본사 인터뷰에서 민선 9기 경기도정에 ‘사전 공동설계’ 협치·‘투트랙’ 북부 대개발 등을 제안했다.

“정치·행정 시너지 위한 브릿지 리더십·제도적 방패막이 필수”

도의회 협치 방식 ‘사후 설득’서 ‘사전 공동 설계’로 전환… 지분형 거버넌스 가동 제안

경기북부 산업 기반 구축·중첩 규제 타파 조속 추진… 수도권 교통 ‘패키지 딜’ 해법 제시

세원 교환 모델 도입해 재정 건전성 확보… 미래 산업 투자 레버리지 효과 극대화 촉구

오후석 전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인천일보 경기본사 인터뷰에서 민선 9기 경기도정에 ‘사전 공동설계’ 협치·‘투트랙’ 북부 대개발 등을 제안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민선 9기 경기도정이 본격적인 닻을 올리면서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인 1400만 경기도의 행정을 이끌어갈 수뇌부 라인업과 도정 운영 방향에 언론과 도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대한 도정 조직 관리부터 도의회와의 협치, 경기북부 대개발, 광역교통망 확충, 재정 건전성 확보 등 풀어야 할 민생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일보는 30여 년간 중앙부처와 경기도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고, 행정2부지사로서 도정의 중추적 역할을 다했던 오후석 전 부지사를 만나 민선 9기 경기도정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과 실천적 성공 전략을 들었다.

오후석 전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인천일보 경기본사 인터뷰에서 민선 9기 경기도정에 ‘사전 공동설계’ 협치·‘투트랙’ 북부 대개발 등을 제안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 정치인 출신 도지사와 행정 전문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공직사회의 통합을 이끌어내려면 어떤 조직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까?

“정치인과 행정 전문가는 도정이라는 거대한 수레를 함께 끌어가는 상호보완적 두 축입니다. 정치인은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읽어내어 도민이 열망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공무원은 그 비전을 현실에서 구현할 정교한 법률·제도적 방안과 예산을 마련해 차질 없이 집행합니다. 다만 방대한 도정을 이끄는 현실 속에서 도지사가 모든 세부 업무에 일일이 개입하고 지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도지사는 정무적 리더십이 꼭 필요한 핵심 국정·도정 과제에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고, 그 외 도정 전반은 실무진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자발적 동기를 부여하는 지도력이 필수적입니다. 선출직 도지사의 독보적인 강점이 도민의 요구를 포착하는 직관과 과감한 방향 설정에 있다면, 행정부지사의 본령은 그 비전을 조례, 정밀한 예산, 지속 가능한 제도로 안착시키는 ‘브릿지 리더십(Bridge Leadership)’을 온전히 발휘하는 데 있습니다. 아울러 건강한 조직 통합을 위해서는 실무진이 과도한 정무적 부담이나 외부 압력에 위축되지 않도록 행정부지사가 제도적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 직언할 수 있는 개방적 소통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관료 조직 특유의 과거 관행에 안주하려는 경로 의존성을 경계하고 과감한 혁신을 끊임없이 독려하는 조직 쇄신의 견인차 역할도 다해야 합니다.”

▲ 부지사 재임 시 도의회와의 협치에서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었으며, 민선 9기 도정이 협치 기구를 운용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입니까?

“중앙정치 중심의 경력을 지닌 단체장의 경우, 지방의회의 생리와 지역 밀착형 역학관계를 깊이 체감하지 못해 일상적 소통에서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도의회는 단순한 견제 기관을 넘어 도정을 함께 완성하는 동반자입니다. 평소 지속적인 소통과 유대감을 통해 의회 내에 든든한 정책적 공감대를 다져놓아야 합니다. 의회와의 실질적 협치에서 발생하는 난관을 돌파하려면 정책 집행 방식을 기존의 ‘사후 설득’에서 ‘사전 공동 설계(Co-design)’로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부지사 재임 시절 느낀 가장 큰 장벽은 집행부가 정책이나 예산안을 내부적으로 완벽히 수립한 뒤 뒤늦게 의회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소모적 정쟁과 불필요한 불신이었습니다. 따라서 민선 9기 협치 기구는 형식적 창구를 넘어 아젠다 태동 단계부터 여야 의원들과 정책적 성과와 책임을 나누는 ‘지분형 거버넌스’로 가동되어야 합니다. 특히 중앙정치의 극단적인 진영 대립이 지방의회로 투영되지 않도록, 협상 테이블에서는 오직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명확하고 실용주의적인 잣대만을 앞세우는 유연성과 정치력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지방자치가 성숙함에 따라 인사·조직·예산권 등 단체장의 고유 행정 권한과 의회의 견제 권한 간 충돌이 더욱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민선 9기는 이러한 다차원적 갈등에 대비해 법적 권한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는 동시에, 정파를 초월한 상시적 정책 소통 채널과 중재 프로토콜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논의는 장기 과제입니다. 민선 9기에서 경기북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남·북부 간 격차를 줄일 현실적 행정 과제는 무엇입니까?

“‘산업 기반 구축(인프라)’과 ‘중첩 규제의 선별적 타파’라는 투트랙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특별자치도 설치와 같은 거버넌스 개편은 국회 입법과 중앙정부 조율이 맞물린 장기 과제입니다. 행정은 이러한 제도가 완전히 정립되기 전이라도 북부의 자생적 산업 생태계 조성과 체질 개선을 선제적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우선 일산·양주 테크노밸리 등 핵심 거점에 첨단 앵커 기업을 신속히 유치·안착시키고, 도로·철도망 등 기반 인프라를 집중 공급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또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수십 년간 얽혀 있는 중첩 규제 속에서도 실질적 개발이 가능한 전략 거점을 발굴해 규제 프리존 및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인 당면 과제입니다.”

▲ 접경지역 및 미군 공여지 활용, 기후테크 기업 유치 등 북부 개발을 위해 중앙정부와 어떻게 협의해야 합니까?

“경기북부의 1인당 GRDP는 전국 최하위권임에도 중앙정부는 단순 행정구역 기준의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규제 완화와 국비 지원에 인색했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정부 협상 논리를 완전히 재구성해야 합니다. 경기북부에 대한 SOC 투자는 단순한 지역 기반시설 확충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이끌 대륙 진출의 교두보이자 ‘통일을 대비한 국가 차원의 선제적 전략 투자’라는 당위성을 국가적 아젠다로 부각해야 합니다. 대정부 협의 시에는 지난 수십 년간 안보를 위해 감내해 온 ‘특별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미래 경제의 신성장 테스트베드’라는 발전 논리로 확장해야 합니다. 기후테크, RE100 기반 신재생에너지, 첨단 모빌리티 등 남부권이 담지 못하는 미래 산업을 유치할 최적지라는 점을 피력해야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의 전향적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 GTX 연장 및 광역버스 노선 확충 등 수도권 광역 교통 협업 방안은 무엇입니까?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비용·편익 산출’과 ‘포괄적 패키지 딜(Give and Take)’이 가장 강력한 해법입니다. 대광위 중심의 다자간 협의체는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장기 공전하기 일쑤였습니다. 명분 중심의 대화나 원론적인 상생 호소만으로는 인접 지자체의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우선 통신·교통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경기도의 광역버스 증차나 지하철 연장이 서울·인천 도심의 승용차 유입을 억제하고 교통 혼잡을 완화한다는 객관적 실익을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개별 노선별 협상에서 벗어나 버스 총량 조정, 광역철도 연장, 복합환승센터 부지 제공 및 개발 이익 공유 등을 하나의 대규모 패키지 의제로 묶어 상호 간에 실질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전략적 협상 공간을 창출해야 막힌 물꼬를 틀 수 있습니다.”

▲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AI·반도체 등 미래 첨단산업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원칙은 무엇입니까?

“지방자치가 성숙하려면 부동산 경기 침체 때마다 흔들리는 세수 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취득세에 편중된 세원 구조를 혁신해 지방소비세 비중을 확대하고, 법인세·소득세 일부를 도세로 분할 배정하는 세원 교환(Tax Swap) 모델을 도입해 안정적 재정 기반을 구축해야 합니다. 세출 측면에서는 관행적인 소비성·선심성 예산과 성과 미흡 사업에 일몰제를 적용해 과감히 삭감해야 합니다. 이렇게 확보된 가용 재원은 미래 산업 인프라 구축의 마중물로 투입해야 합니다. 공공이 위험을 분담해 막대한 민간 투자와 금융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때 재정 배분의 기준은 ‘산업 파급 효과의 도내 전역 확산성’과 ‘장기적 일자리 창출’이어야 합니다. 첨단 산단 조성이 특정 기업이나 시·군에만 편중되지 않고, 도내 중소·벤처기업과의 동반 성장 및 청년 일자리로 선순환되는 자립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재정을 집중해야 합니다.”

▲ 후배 공무원들과 새 부지사진에게 당부하고 싶은 행정 철학은 무엇입니까?

“‘도민 체감도’를 정책 판단의 궁극적 나침반으로 삼고, ‘1400만 도민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의 당당한 자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합니다. 정책의 궁극적 성패는 책상 위 보고서가 아닌 도민의 고단한 출퇴근길 버스 안, 골목상권 가게, 청년들의 일터 현장에서 느껴지는 실질적 변화로 판가름 납니다. 정무적 혼란이나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기준은 오직 도민의 삶이어야 합니다. 경기도 공직자들은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이자 국가 경제의 심장을 움직이는 주역들입니다.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주저하지 말고, 과감한 유연성과 치열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도정을 혁신해 나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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