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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중동發 고유가·고환율에 널뛰는 韓증시의 길은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는 국내 대표 수출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다. 정책 환경 역시 완전히 비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아직 섣부르긴 하지만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로...

[데스크칼럼] 중동發 고유가·고환율에 널뛰는 韓증시의 길은

[시사저널e=정기수 금융투자부장]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1500원을 돌파했다.

‘고유가·고환율’의 이중 충격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증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이 급격히 반복되며 지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고유가는 한국 기업들에게 전형적인 비용 상승 요인이다.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 이익률을 압박한다. 특히 항공, 화학, 운송 업종은 유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동시에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손 우려를 키우는 탓에 자금 유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 증시가 구조적으로 외국인 수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은 단순한 거시 변수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충격을 일시적 이벤트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불안과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증시를 ‘고변동성 박스권’에 묶어둘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시장 흐름도 급락 이후 기술적 반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상승 추세로 전환되기보다는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지수는 방향성을 잃고 종목 간 차별화는 심화되는 전형적인 변동성 장세다.

하지만 시장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한국 증시를 지탱하는 구조적 요인들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산업의 이익 회복 기대는 여전히 살아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는 국내 대표 수출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다.

정책 환경 역시 완전히 비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아직 섣부르긴 하지만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로 주요국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될 가능성도 일부 거론되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유동성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본질을 ‘하락장’이라기보다 ‘선별적 장세’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종목이 함께 상승하는 국면이 아니라, 업종과 기업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구조다.

예를 들어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에너지 및 정유 업종이 상대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수록 방산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반면 소비재나 항공 등 일부 업종은 비용 부담 증가로 실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전략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지수의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는 구조적 성장성과 실적 안정성을 갖춘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분할 매수와 같은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수다. 단기적인 시장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중장기적인 산업 변화와 기업의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중동 리스크, 고유가, 고환율이라는 삼중 변수는 한국 증시에 분명한 부담 요인이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왔다.

지금의 변동성은 불확실성의 반영이자 동시에 기회의 전조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소음이 아니라 본질이다. 널뛰는 장세 속에서도 구조적 성장 동력을 가진 산업과 기업이 결국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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