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 스님은 2026 국제선명상축제 기간 중 선명상 실참의 일환으로 선불당에서 열린 ‘마음의 근원을 꿰뚫는 화두 선명상’ 프로그램에서 본격적인 명상에 앞서 법문을 통해 “AI 시대가 열리며 지식과 암기의 시대를 넘어 연기와 통찰의 문명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4일, 서울 봉은사 선불당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 2026 국제선명상축제 기간 중 선명상 실참의 일환으로 선불당에서 열린 ‘마음의 근원을 꿰뚫는 화두 선명상’ 프로그램에는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사무총장 혜진 스님이 직접 지도자로 나섰다. 참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선방 문턱은 고사하고 선이나 명상이라는 단어도 낯선 일반인들이 적지 않았다. 혜진 스님은 좌복 위에서 자세를 잡는 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본격적인 실참에 앞서 “AI 시대가 열리며 지식과 암기의 시대를 넘어 연기와 통찰의 문명이 시작되고 있다”며 화두의 필요성을 쉽게 전달했다. 짧지만 그 순간에는 조계종 제37대 집행부 출범 이후 선언한 ‘선명상 대중화’의 여정이 압축돼 있었다.
선명상 대중화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종단의 제1 전법 과제로 제시한 종책 사업이다. 진우 스님은 간화선을 기반으로 한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과 선명상센터 건립을 종단적 불사로 선언하고, ‘전 국민 하루 5분 선명상’을 제안했다. 2024년 광화문 국제선명상대회, 미국 뉴욕 방문과 예일대 강연, 국제선명상축제 등으로 이어진 흐름 속에 선명상은 우리 사회에 ‘불교의 대중적 수행법’이라는 이미지를 새겨나갔다.
그러나 이 흐름이 처음부터 순탄했다고는 할 수 없다. 종단 안팎에서 크고 작은 물음들이 제기됐다. 특히 선방의 우려는 적지 않았다. “‘선명상’이라는 용어가 자칫 수행 종가인 조계종의 간화선 종지를 희석 시키거나 제대로 드러내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핵심이었다. 이는 ‘간화선이 ‘힐링 명상’의 외피를 입고 본래 면목을 잃는 것은 아닌가’ ‘선지식의 점검과 인가라는 엄격한 수행 체계가 대중화의 이름 아래 허물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의 표현이었다. 동시에 조계종이 이어 오고 있는 수행 전통에 대한 수좌들의 책임감이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 물음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직접 종회에 출석해 “불교가 명상에 잠식되겠다는 위기의식에서 선명상을 보급하려 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위빠사나를 비롯한 다양한 명상 수행법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현실 속에서, 조계종이 1700년 한국불교의 정수인 간화선을 시대의 언어로 번역해내지 못하면 결국 대중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었다. 간화선의 전통을 현대에도 계승해야 한다는, 수좌들의 우려와 다름없는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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