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현 부국장
“코스피가 1만포인트 달성하면 뭐합니까. 내계좌는 매일 녹아내리는데(손실 증가), 코스피 지수(6월22일 기준 9114.55)와 코스닥 지수(968.4)가 거의 10배 가량 차이 나는 것은 코스닥시장이 개장된지 30년(오는 7월1일)만에 처음보는 전대미문의 숫자다. K양극화가 주식시장마저 덮쳐 후폭풍이 거세질 것 같다”
최근 고교 동창모임에서 만난 지인(기업인, 교수, 주식투자자 등)들은 한결같이 K양극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부동산(강남과 비강남)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 등으로 심각성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극도의 K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포모(FOMO)를 넘어 분노가 폭발되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올해 K양극화의 시발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AI시대를 맞아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특수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1, 2위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대 미문의 영업이익(증권가 전망. 삼성전자 올해 예상치 300조원, SK하이닉스 260조원)을 거두며 쏘아올린 축포가 오히려 양극화의 트리거를 당길줄 어느 누구도 몰랐을 것 같다.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부동산 투기를 막고 금융시장(주식)정상화를 시켜 코스피 지수 5000시대를 만들겠다고 했을때만 하더라도 상당수 국민들이 반신반의 하면서도 목표를 달성했을때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며 국민들이 현 정부를 지지하며 응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26년 주식과 부동산시장은 갈수록 양극화가 극대화되고 삼전닉스(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수억원대의 성과급 지급을 지켜본 90%이상의 직장인들은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을 것 같다.
삼전닉스의 성과급이 촉발한 양극화는 주식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삼전닉스의 시가총액이 4천조를 넘어서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고 SK스퀘어, 삼성전기까지 합치면 4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65%를 넘어서고 있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삼전닉스 두종목만 상승하면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2천400개 개별종목이 전부 하락해도 종합주가지수는 오른다는 것이다.
물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AI시대를 두고 일각에서는 산업혁명 당시 철도회사가 모든 자본을 빨아들인 블랙홀 처럼,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삼전닉스가 오르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냐고 반문하겠지만 과도한 쏠림현상은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적 갈등까지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수치에서도 증명된다. 대한민국의 주식 시가총액이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인도를 제치고 세계 6위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이달들어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의 85%이상이 하락했고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중에는 연중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한주간 코스피지수는 11.43% 상승해 G20 주요국 대표지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1주간 6.07% 하락해, 같은 기간 G20 대표지수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상승률 1위와 하락률 1위가 전부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원인 중에는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입으로 주식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빨리빨리. 배고픈건 참아도 배아픈건 못참는 국민성’에 기름을 부은 것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들보다 빨리 많이 벌어야 겠다는 욕심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리며 최근 시가총액 14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과도한 거래량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불필요하게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7일 출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닌지 후회한다”고 했다.
세계 1, 2위의 반도체 기업을 대한민국이 갖고 있다는 것은 더없이 고맙고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K양극화를 방치할 경우 후폭풍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K양극화 완화를 위해 주식시장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할때 인 것 같다.
남승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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