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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데스크시각] 빅 브라더 시대의 강력 범죄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용의자 사진만 입력하면 곧바로 방대한 녹화 영상 속에서 해당 인물을 찾아내는 시스템도 갖춰질 전망이다. 드라마 ‘수사반장’이 인기를 끌던 1980년대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데스크시각] 빅 브라더 시대의 강력 범죄

김경택 사회2부장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캐리어 시신’ 사건의 피의자가 검거되는 데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8시간30분 만에 사망자의 딸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옛 동료 기장 살인 사건의 피의자는 부산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붙잡히기까지 14시간가량 걸렸다.

두 사건 모두 결정적 단서는 CCTV에서 나왔다. 피의자가 이동하는 장면이 CCTV에 잡히지 않았다면 사건은 쉽게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범죄자가 도심 곳곳에 깔린 CCTV의 감시망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워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일부 국무위원의 수상한 움직임도 대통령실 CCTV에 잡히지 않았던가.

자치구 사례 하나만 살펴보더라도 그야말로 폭넓은 CCTV의 쓰임새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울산 중구에는 2539대의 CCTV가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의 356대를 포함해 방범용 2283대, 재난재해 예방용 102대, 시설물 관리용 94대, 주정차 단속용 18대 등이 있다. 이 지역 CCTV는 지난해 1년간 범인 검거에 7차례 활용됐다. 또 주취자 보호 41건, 청소년비행 관련 33건, 인명보호 16건, 화재사고 예방 9건 등 280여건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는 데 도움을 줬다. 일례로 관제센터의 CCTV 화면에 술 취한 사람이 쓰러진 장면이 보이면 경찰 등에 연락해 귀가 조치를 하도록 돕는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경북 상주시는 올해 시내 58곳에 고정형 CCTV 100여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상주시는 이미 납품업체에 여러 주문을 넣어 놨다. 요구 사항은 ‘방범용 카메라는 야간에도 별도의 조명장치 없이 객체 식별이 가능해야 한다’ ‘카메라 설치 시 가로등, 신호등 불빛 간섭이 최소화되도록 시공한다’ ‘영상감시장치는 반드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증 제품을 납품해야 한다’ 등이었다. 핵심은 누구인지 식별 가능한 고성능 CCTV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71만1717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모두 통합관제센터와 연결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또는 경찰 등이 모니터링하는 CCTV라는 얘기다. 아파트단지와 민간 기업 등에 설치한 것까지 포함하면 CCTV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사실상 전 국민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 카메라까지 더하면 감시의 눈은 우리 주변 모든 곳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용의자 사진만 입력하면 곧바로 방대한 녹화 영상 속에서 해당 인물을 찾아내는 시스템도 갖춰질 전망이다. 드라마 ‘수사반장’이 인기를 끌던 1980년대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촘촘한 감시 체계가 갖춰진 셈이다.

문제는 범죄 예방 효과가 얼마나 있느냐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형법 위반 건수(범죄율)는 1976년 723건에서 2024년 2118건으로 크게 늘었다. 48년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범죄율은 1991년 558건으로 감소했다가 2000년 1114건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경찰의 범죄정보시스템 활성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해서 범죄가 감소하는 흐름을 찾기도 어렵다. 살인의 경우 1976년 1.6건, 2024년 1.6건으로 두 시점의 범죄율이 같았다. 그사이 매년 1.2건과 2.8건 사이에서 등락을 보였지만 뚜렷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감시와 처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의 공포는 앞으로 감시와 통제 대신 이러한 시스템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주변의 괴물에 대한 공포로 다시 쓰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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