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대한상공회의소와 행정안전부 MOU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이 산업과 사회 전반의 구조를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 방식도 ‘단독 실행’에서 정부·지자체·플랫폼·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는 20일 오후 상의회관에서 ‘AI시대, 연결과 협력’을 주제로 ‘2026 ERT Member’s Day’를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신기업가정신협의회 회원사들이 그간의 사회문제 해결 실천 성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정효명 삼성전자 부사장, 김은정 SK 부사장, 최양환 부영주택 대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이수미 OCI홀딩스 사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학계·비영리기관·공공기관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AI 시대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 방식 변화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AI 기술 확산이 노동시장 변화, 디지털 격차, 개인정보 보호, 지역 소멸, 고령화 등 기존 사회 문제와 결합하면서 단일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역시 기술 개발과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지역사회, 소비자,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어진 기조강연에서 최문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좌교수는 ‘AI for Good: 신기업가정신으로 설계하는 인공지능과 공존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최 교수는 “과거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지키는 기업이 세상을 바꿨지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사회에서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은 AI가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고려하고 예방하는 동시에, AI를 사회문제 해결의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며 “무엇을 자동화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할지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신기업가정신의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AI를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 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까지 기업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역시 AI 윤리와 책임성, 편향성 문제를 핵심 경영 이슈로 다루며 자체 가이드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15일 열린 대한상공회의소와 행정안전부 MOU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 세번째)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 네번째)이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날 행사에서는 대한상의와 행정안전부 간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MOU) 체결도 발표됐다.
양 기관은 ▲지역 협업 수요와 기업 사회공헌 매칭 및 실행 기반 조성 ▲사회연대경제 혁신사업 발굴 및 성공사례 확산 ▲청년 지역 유입 및 창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기업 매칭체계 구축 ▲지방소멸 대응 및 균형발전 캠페인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지역의 복합 난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방정부의 현장 전문성과 기업의 실행력이 결합할 때 실질적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과 기업을 잇는 상시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아이디어가 필요한 기업과 실행 자원을 원하는 국민을 연결해 지역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정부·지자체·플랫폼·사회적기업·소비자와 협력해 사회문제를 해결한 기업 사례도 공유됐다.
LG헬로비전은 청년마을 지원과 지역 체류형 관광 사업 사례를 소개했으며, 한국맥도날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네이버 해피빈은 기업 사회공헌과 대중 참여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조했고,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은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사례를 통해 사회성과 측정 모델을 소개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과 자원순환 프로젝트 사례를 발표하며 소비자와 함께 만드는 ESG 활동 모델을 공유했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표=대한상공회의소)
‘워케이션 전시존’에서는 기업·지자체의 워케이션 운영 사례와 정책을 소개했고, ‘돕는 AI 체험존’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촉각 디스플레이 ‘닷패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AI 피트니스 게임 ‘휠리엑스’, 퇴행성 질환 예측 AI 보행 분석 솔루션 ‘메디스텝’ 등이 전시됐다.
특히 ‘돕는 AI’ 사례들은 AI 기술이 단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장애인·고령층·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기업 경쟁력이 기술력 자체보다 기술을 통해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ERT 멤버스데이가 회원기업 간 경험 공유를 넘어 다양한 파트너들과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정부와 시민사회, 글로벌 파트너를 아우르는 사회적 협력 플랫폼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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