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보는 9일 ‘제8회 대구일보 독자위원회’를 열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대구일보는 9일 ‘제8회 독자위원회’를 열고, 지역의 각계 오피니언 리더로부터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일현 위원(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박한우 위원(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태동 위원(대구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신진교 위원(계명대 경영학과 교수), 김경엽 위원(스페이스캠프 대표)과 대구일보 김상진 편집국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독자위원회에서는 신진교 위원이 신임 독자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신 위원장은 “위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대구일보가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봤다”며 “앞으로도 위원들의 의견이 더 좋은 신문을 만들고, 지역사회가 변화·발전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현안, 결과 전달 넘어 원인과 해법 짚어야”
윤일현 위원(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위원들은 지역 현안을 한 발 앞서 발굴하고, 단순한 결과 전달을 넘어 원인과 대안을 제시하는 심층보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일현 위원은 최근 ‘경북 북부권 국립의대 신설, 내부 결정’ 단독보도를 언급하며 “오랜 지역 숙원이었던 경북 북부권 국립의대 문제를 여러 고위 관계자 취재를 통해 한 발 앞서 보도한 것은 지역신문이 어떤 문제를 주목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2일 보도된 ‘왜 탈락했나…서울대 10개 만들기 놓친 경북대’ 기사에 대해서도 “결과만 전달하지 않고 경북대가 왜 탈락했는지, 평가기준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분석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경북대 탈락은 단순히 대학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연구 역량과 인재 양성, 미래산업 경쟁력에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신문은 지역에서 이미 벌어진 일을 기록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분석하고, 대안과 대책을 끌어내야 한다. TK신공항과 행정통합, 공공기관 이전, 미래산업 등에서도 정부 결정뿐 아니라 지역의 준비와 대응이 적절했는지까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 발표 이후 시민 삶의 변화까지 추적해야”
박한우 위원(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박한우 위원은 6·3 지방선거 당선인 인터뷰 기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치인의 이야기만 전달하기보다, 그 정치인을 뽑은 주민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도 함께 담으면 훨씬 입체적인 기사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홈플러스·대백 이어 NC까지...대구 유통업계 잇단 지각변동’ 기사를 언급하며 “헤드라인의 ‘지각변동’이 지역경제에 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며 “단순한 사실 보도를 넘어 변화의 방향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한 발 더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경제정책 발표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통 시장’의 등장 이후 대구 경제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며 “AI·디지털·첨단산업으로 산업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지, 기업과 청년 일자리, 창업 환경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꾸준히 점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청년유출, 시민이 이해할 수 있게”
신진교 위원장(계명대 경영학과 교수)
신진교 위원장은 지역경제 보도에서 개별 지표를 나열하기보다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심층보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최근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와 관련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대회가 실제 대구시민들에게 얼마나 알려졌고,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며 “‘지역경제가 함께 웃었다’는 식의 평가가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괴리가 있지는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보도에 대해서도 “‘전국 최하위’, ‘폭발적 상승세’, ‘집값 하락’ 등 개별 지표만 전달하면 독자들은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며 “부동산은 일부 자산가만의 문제가 아닌 시민 전체의 주거와 직결된 만큼, 부동산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지역의 안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까지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청년 유출은 이미 모두가 아는 현실”이라며 “이제는 단순히 유출 규모를 전달하기보다 산업구조와 일자리, 정부 사업 유치 등과 연결해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외계층·지역 인물 발굴도 지역언론 역할”
김태동 위원(대구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지역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복지 현장과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태동 위원은 “지역사회에는 다양한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이 촘촘하게 마련돼 있지만, 이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정작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지방자치단체나 개별 기관이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언론이 복지 현장에 적극적으로 접근해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와 시설을 알리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 기관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소통창구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경엽 위원(스페이스캠프 대표)
김경엽 위원은 젊은 독자층을 위한 ‘사람 중심’ 콘텐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세계마스터즈와 같은 행사 또한 단순 소개에 그치지 않고, 유명 참가자 등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더 재미있고 따뜻한 콘텐츠가 됐을 것”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젊은 세대가 긴 글보다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만큼, 기사의 가독성을 높이고 접근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유튜브에 기사 전체를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짧은 콘텐츠로 관심을 끌고, 이를 홈페이지나 지면보기와 연결하는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위원들은 지역신문이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지역의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의제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역민이 현안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맥락과 해법을 제공하는 한편, 지역의 현장과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상진 편집국장은 “각계 전문가이신 위원님들의 애정 어린 의견을 뉴스콘텐츠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독자들이 신문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제작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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