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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논단] 대구의 폭염은 하늘이 내리는 축복이다 -인공태양 국가산업공원 유치에 사활을 걸어라 -

대구의 수은주가 연일 37도를 넘나든다. 그러나 예보는 숫자에 불과하다. 거리에 나서면 아스팔트가 뿜어내는 열기에 숨이 턱 막히는 찜통더위, 그것이 대구의 실체다. 예로부터 ‘대프리카’라 불려온 이 도시의 여름은 올해도 어김없이 뜨겁다.

[대구논단] 대구의 폭염은 하늘이 내리는 축복이다 -인공태양 국가산업공원 유치에 사활을 걸어라 -

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지구촌정신문화포험 대표

대구의 수은주가 연일 37도를 넘나든다. 그러나 예보는 숫자에 불과하다. 거리에 나서면 아스팔트가 뿜어내는 열기에 숨이 턱 막히는 찜통더위, 그것이 대구의 실체다. 예로부터 ‘대프리카’라 불려온 이 도시의 여름은 올해도 어김없이 뜨겁다.

그러나 더위보다 더 뜨거운 것은 시민들 가슴속의 답답함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 이후 대구·경북은 반도체를 비롯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계획에서 한참 비켜서 있다. 수도권과 충청, 호남으로 향하는 국가 투자의 물줄기 속에서 대구는 점점 변방으로 밀려나고, 정치적 셈법이 지역의 미래를 볼모로 잡고 있다. 폭염보다 이 소외가 시민 속을 더 태운다. 그러나 낙담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절망의 한복판에서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대구가 걸어온 길이었다.

◇하늘이 태양을 가장 많이 쏟아붓는 도시

여기서 발상을 뒤집어 보자.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하늘로부터 전국 최고 수준의 에너지가 쏟아지는 도시다. 전국 최고 수준의 일사량과 폭염은 저주가 아니라 하늘이 내린 축복이요, 태양 에너지 산업의 최적 입지 조건이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그 밤에도 대구의 하늘은 이 도시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사막의 나라들이 뜨거운 태양을 밑천 삼아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했듯, 태양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대구야말로 인류가 지상에 태양을 만드는 산업, 곧 인공태양 핵융합 산업의 상징적 본거지가 되어야 한다. 위기는 뒤집으면 기회요, 폭염은 뒤집으면 무한한 에너지다. 이것이 대구가 잊어서는 안 될 엄청난 잠재력이다.

◇세계는 이미 인공태양으로 질주한다

세계는 궁극의 에너지를 향해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구글은 MIT에서 분사한 핵융합 기업 CFS와 20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버지니아주에 건설되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ARC가 2030년대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인공태양의 전기가 구글 데이터센터에 흐를 날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헬리온과 전력 계약을 맺었고, 엔비디아까지 조 단위 투자를 단행했다. 수십조 원의 민간자본이 핵융합 스타트업으로 몰려들고, 구글 딥마인드는 AI로 플라즈마 제어라는 마지막 난제에 도전하고 있다. 핵융합은 바닷물에서 연료를 얻어 사실상 무한하며, 탄소도 고준위 폐기물도 남기지 않는 그야말로 꿈의 에너지다.

다행히 대한민국의 KSTAR 기술력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1억 도의 플라즈마를 세계 최장 시간 유지한 저력이 우리에게 있다. 문제는 단 하나, 이 세계적 기술을 산업으로 꽃피워 국부로 전환할 터전이 과연 어디냐는 것이다.

◇섬유의 땅에서 태양의 땅으로, 이제는 정치가 답하라

답은 대구에 있다. 이전이 예정된 섬유공단과 염색공단 부지야말로 인공태양 국가산업공원의 최적지다. 한 세기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었던 섬유의 땅이 인류 문명의 심장인 궁극의 에너지를 품는 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이보다 극적인 도시 재탄생의 서사가 어디 있겠는가? 광역교통망과 숙련된 산업 인력, 경북의 소재·부품 생태계와 지역 대학의 연구 역량까지 조건은 이미 갖추어져 있다.

더구나 초전도 자석, 특수합금, 정밀기계로 이어지는 핵융합 공급망 산업이 들어서면 수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떠났던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가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의 결단이다. 인공태양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특히 시민의 선택을 받은 야당 광역단체장은 말할 것도 없고, 대구경북 25명의 야당 국회의원들은 사활을 걸고 인공태양 국가산업공원 유치에 나서야 한다.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는 것이 야당의 본령이라 하나, 지역의 생존 앞에서는 협치가 본령이다. 특별법 제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예산 확보까지 여당 정부를 상대로 성과를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야당 정치인의 실력이자 존재 이유다. 만약 이 기회마저 놓친다면 시민들은 반드시 표로 심판할 것이다. 실패하면 다음 자리는 없다는 사실을 뼈에 새겨야 한다. 유치의 성패가 곧 정치의 성패요, 대구의 명운이다.

대구여, 더 이상 시행착오를 반복할 시간이 없다. 폭염의 도시가 태양을 품는 도시로, 소외의 땅이 문명 전환의 진앙지로 바뀌는 길이 지금 눈앞에 열려 있다. 하늘이 대구에 가장 많은 태양을 쏟아붓는 뜻을 읽어야 할 때다. 인공태양 국가산업공원, 그것이 대구를 살리는 길이요, 나아가 대한민국을 AI를 넘어 정신혁명으로 이끄는 선도국의 길이다. 태양은 이미 대구를 선택했다. 이제 대구가 태양을 선택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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