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시온 리조트
대구고등법원이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옛 판타시온 리조트) 점유권 분쟁 항소심 판결에서 스스로 인정한 ‘명백한 오류’를 바로잡았다.
재판부는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 측이 청구하지도 않은 내용까지 판결 주문에 포함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부분을 삭제하는 경정결정을 내렸다. 다만 핵심 쟁점이었던 워터파크 및 부대시설에 대한 이앤씨건설의 점유권 인정 판결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결정으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판타시온 리조트 법적 분쟁은 다시 한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구고등법원 제1민사부는 지난 5월 28일 점유회수청구와 유치권 부존재 확인 사건에 대한 판결경정결정을 통해 5월 19일 선고한 항소심 판결 일부를 수정했다.
이번 사건은 영주시 아지동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 내 워터파크와 콘도시설 등을 둘러싸고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와 공사업체들 사이에 벌어진 장기간 점유권 분쟁이다.
원고 측에는 이드아키텍처와 대석건영, 화인이엔씨, 바이론이엔씨, 으뜸공조, 광문건설, 진보기업, 이앤씨건설 등이 참여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9일 선고에서 콘도 1층 일부 시설을 점유하고 있던 하도급 업체들의 점유권을 인정하고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 측에 해당 시설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지역 건설업체인 이앤씨건설이 주장한 워터파크와 부대시설 건물에 대한 점유회수청구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는 워터파크와 부대시설 건물을 이앤씨건설에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재판부는 판결 주문에서 “이앤씨건설이 건물을 인도받은 뒤 다시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에 인도하라”는 내용을 함께 포함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부는 이 부분이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 측이 실제로 청구한 내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 측은 해당 워터파크와 부대시설에 대해 별도의 반소를 제기하지 않았는데도 법원이 이를 심판 대상으로 판단해 주문에 포함시킨 것이다.
재판부는 경정결정문에서 “별지2 목록 67~73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는 이에 대응하는 피고 소백산리조트의 반소청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소로 청구되지 않은 부분까지 판단해 부동산 인도를 명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해당 주문을 삭제하는 경정결정을 내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문구 수정 이상의 의미로 보고 있다. 법원이 판결 이후 스스로 심판 범위를 벗어난 판단이 있었음을 인정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경정결정이 항소심 판결 자체를 뒤집은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이앤씨건설의 점유회수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한 기존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다.
실제로 항소심 판결문에서도 “이 사건 워터파크 및 부대시설 건물에 관한 본소청구가 이유 있다”며 소백산영주스파리조트가 해당 시설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반면 신태양건설 관리인들을 상대로 제기한 점유회수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워터파크와 부대시설 건물에 대한 점유권은 이앤씨건설 측이 인정받은 상태가 됐다.
이번 소송은 2000년대 중반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으로 추진됐던 판타시온 리조트 사업의 후유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타시온 리조트는 사업 중단과 부도, 경매 절차를 거치면서 공사업체와 시행사, 관리인 사이의 유치권 및 점유권 분쟁이 장기간 이어져 왔다.
이번 항소심과 경정결정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경정결정의 핵심은 재판부가 반소가 없는 부분까지 판단한 오류를 바로잡았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워터파크와 부대시설에 대한 이앤씨건설의 점유권 인정 자체는 변함없이 유지됐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지역 관광업계와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판타시온 시설 운영권과 추가 민사소송, 강제집행 절차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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