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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 부동산, '인맥' 대신 '데이터'와 손잡다

◆'거래 절벽' 돌파구, 공공 데이터 넘어 민간 협업으로 대구시는 이미 2019년 한국부동산원과 손잡고 3차원 지도 및 부동산테크 시세를 활용하는 등 프롭테크(Proptech) 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지역 스타트업 '요이땅'이...

대구 부동산, '인맥' 대신 '데이터'와 손잡다

#. 대구 수성구에서 상업용 빌딩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A씨는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매물은 쌓여가는데, 정작 매수 희망자들은 “데이터로 증명된 확실한 수익 모델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겠다”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좋은 위치니 일단 사라’는 식의 권유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경험과 인맥’이라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반의 ‘플랫폼 중개’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지역 기반의 강점을 가진 플랫폼과 수도권의 정밀 분석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침체된 지역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지역 경계 허무는 ‘공동 중개 생태계’ 구축

최근 대구에 기반을 둔 부동산 중개 플랫폼 ‘빌사부’와 수도권의 자산관리 전문 기업 ‘A플러스리얼티’가 체결한 업무협약(MOU)은 단순한 기업 간 만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빌사부가 보유한 전국 단위(약 8조 원 규모) 매물망과 A플러스리얼티의 AI 분석 플랫폼 ‘얼마니’를 결합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구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에 비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고, 지역 내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대구의 중개사들도 서울 강남권 수준의 정밀한 시세 분석, 투자 수익률 계산, 보유세 추정 기능을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거래 절벽’ 돌파구, 공공 데이터 넘어 민간 협업으로

대구시는 이미 2019년 한국부동산원과 손잡고 3차원 지도 및 부동산테크 시세를 활용하는 등 프롭테크(Proptech) 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지역 스타트업 ‘요이땅’이 AI 중개 플랫폼으로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등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매물 공유’와 ‘고도화된 분석 툴’이 결합해 실제 현장 중개와 직결되는 모델은 드문 사례다. 전문가들은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매물 적체 현상이 심각한 대구 상황에서, 데이터를 통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관망세에 있는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앞당기는 ‘트리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좌측부터 세번째 송원배 대표와 네번째 에이플러스부동산 김병수대표 등이 4월 10일 빌사부 사무실에서 협약식을 갖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빌사부 제공

◆정보 비대칭 해소… 대구 중개업계 ‘디지털 전환’ 시험대

이번 플랫폼 결합의 최대 수혜자는 지역 투자자와 중개사들이 될 전망이다. ‘얼마니’ 플랫폼을 통해 담보 안전성과 권리관계를 사전에 검토함으로써 중개 사고 위험을 낮추고, 수도권 자본이 대구 매물을, 혹은 대구 자본이 수도권 매물을 교차 검토하기가 훨씬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김병수 A플러스 부동산 중개 대표는 “서울과 지방 시장은 이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간 장벽을 낮추는 것이 실질적인 거래 활성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지역 현장의 수용성이다. 빌딩 밸류업 및 부동산 종합 솔루션 전문 기업 ‘빌사부’의 송원배 대표는 “기술적 토대는 마련됐지만, 지역 중개업계가 얼마나 빠르게 이 디지털 도구를 내재화하느냐가 숙제”라며 “공공의 행정 데이터와 민간의 실거래 플랫폼이 시너지를 낼 때 대구 부동산 시장의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규현 기자 leekh122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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