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 수성알파시티가 디지털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등 지역 발전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제조 시설 입주 제한'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구 및 제조 시설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일보DB
“수성알파시티가 진정한 AI·디지털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하려면 연구개발(R&D)과 제조 기능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입주해 있는 한 로봇기업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디지털산업 집적지인 수성알파시티의 입주기업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제조시설 입주 제한’ 규제로 인해 입주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산업 변화에 맞춘 입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수성구 대흥동 일원에 97만6천㎡의 규모로 조성된 수성알파시티는 2008년 지정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이다. 당초 의료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의료시설용지로 묶이면서 수성의료지구로 불렸다. 하지만 의료기업 유치 성과는 저조한 반면, 소프트웨어(SW) 등 IT 기업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2022년 의료시설용지에서 지식기반산업시설용지로 변경됐다.
이후 AI·빅데이터·클라우드·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 기업들이 대거 모이면서 지역 미래산업 중심지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대구시가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면서 수성알파시티는 R&D와 창업, 기업지원 기능이 집약된 혁신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실질 지표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2019년 44개 사였던 입주기업은 지난해 302개 사로 약 7배 늘었다. 같은 기간 종사자 수도 354명에서 6천300여 명으로 17.8배 늘었고, 매출액도 822억 원에서 1조3천600억여 원으로 16.5배 증가하는 등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디지털산업 집적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성장세에 비해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제조시설 입주 제한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R&D와 시제품 생산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로 인해 입주기업 대부분이 R&D는 수성알파시티에서 진행하고, 몸체 조립 등 제조를 위해서는 다른 산업단지로 장비를 이동해야 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겪고 있다.
이에 입주기업들은 대규모 공장이 아닌 R&D 연계형 소규모 제작시설까지 제한하는 규제가 산업 현실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첨단산업 특성을 고려해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해 R&D와 조립 거점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종태 대경ICT산업협회장은 “현재 수성알파시티에는 소프트웨어 및 로봇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들어와 있지만, 이들 기업이 활용해야 할 조립 거점은 제조시설 입주 제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이 규제 탓에 수성알파시티에서 연구개발만 진행하고, 부품 조립을 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다른 산단으로 장비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1수성알파시티는 입주기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일부라도 제조시설이 입주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2032년 완공 예정인 제2수성알파시티의 경우 규제를 풀어 연구개발과 제조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첨단융복합 산업밸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입주기업의 건축 면적 중 10% 이내 자체 개발을 위한 소규모 제조시설의 입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입주기업들이 제조시설 입주 제한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민원을 넣고 있지만, 수성알파시티의 경우 지식기반산업시설용지로 조성된 만큼 지금 당장 규제를 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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