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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달리는 신형이 서 있는 구형보다 조용…그런데 가격이 3배라면

차를 바꾸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더 빠르거나, 더 편하거나, 혹은 더 예뻐졌다는 확신이 있어야 지갑을 열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 찾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운 차가 있다. 바로 카니발이다. 이미 넓고 많이 태울 수 있다. 장거리 이동도 편하다. 더 이상 뭐가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도전車대車26

궁극의 아빠차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 vs 4세대

이번 비교의 주인공은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다. 카니발은 기아의 미니밴이다. 1998년 데뷔해 2005년 2세대, 2014년 3세대를 거쳐 2020년 4세대로 거듭났다. 하이루프는 일반 카니발보다 지붕을 높인 모델. 2019년형 2.2 디젤과 2026년형 1.6 터보 하이브리드를 비교했다. 이름만 같을 뿐 모든 면에서 달랐다. 그런데 그게 꼭 우열을 뜻하지는 않았다. 글=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ceo@roadtest.kr), 사진= 로드테스트 편집부, 영상= 김규용 로드테스트 기자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오른족)와 4세대.

차를 바꾸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더 빠르거나, 더 편하거나, 혹은 더 예뻐졌다는 확신이 있어야 지갑을 열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 찾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운 차가 있다. 바로 카니발이다. 이미 넓고 많이 태울 수 있다. 장거리 이동도 편하다. 더 이상 뭐가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2019년형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루프(3세대)를 소유 중인 내가 딱 그렇다.

지난 6월 15일, 기아가 신형 카니발 하이루프(High Roof)를 출시했다. 4세대의 부분변경 모델로, ‘하이루프’라는 직관적 부제가 단서다. 영어의 바른 사용에 엄격한 BBC 기준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 그대로 ‘높은 지붕’이란 뜻. 기본 카니발 위로 빵빵하게 부푼 지붕을 얹었다. 그래서 층고 높은 집처럼 실내 공간감이 탁월하다. 연예인들도 많이 타고 다닌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

카니발 하이루프는 실속파를 위한 합리적 선택지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에서 천정의 모니터와 은은한 간접 조명, 종아리 받침까지 갖춘 고급 좌석 등 호화로운 옵션은 빼고 공간적 특성만 추린 트림인 까닭이다. 소위 높은 지붕의 인기는 현재진행형. 최근 기아가 PV5 하이루프를 출시했고, 현대차가 펠리세이드 하이루프의 인증을 마쳤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4세대

기아로부터 2026년형 카니발 하이루프 1.6 터보 하이브리드 시승 제안을 받았을 때 반사적으로 나의 오랜 친구가 떠올랐다. 그래서 무려 7년의 시차를 둔 두 대의 카니발 하이루프를 비교 시승의 무대로 불렀다. 자동차 업계에서 7년 남짓한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사이 카니발은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왔다. 어느덧 5세대의 등장마저 앞두고 있다.

차체 크기

3세대 카니발 하이루프

4세대 카니발 하이루프

길이(㎜)

5,115

←

너비(㎜)

1,985

2,055(+70)

높이(㎜)

2,070(+25)

2,045

휠베이스(㎜)

3,060

3,090(+30)

앞   트레드(㎜)

1,735

1,739(+4)

뒤   트레드(㎜)

1,742(+4)

1,738

공차중량(㎏)

2,235(하이리무진)

2,385

트렁크   용량(L)

호랑이 코에서 현대적 스타맵으로 바뀐 얼굴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오른쪽)와 4세대

2026년형을 타보기 전까진 내 차가 충분히 좋다고 생각했다. 이번 비교는 그런 믿음에 쐐기 박을 기회였다. 동시에 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위험도 있었다. 물론 신차와 중고차 중 어느 쪽이 낫다는 결론을 내기 위한 대결은 아니다. 내 차의 장점은 무엇인지, 신형은 어떤 부분에서 진보했는지, 그 변화에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는 저울질이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오른쪽)와 4세대

두 카니발은 이름은 같지만 인상은 상당히 다르다. 2019년형은 기아의 ‘호랑이 코(Tiger Nose)’ 디자인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의 차. 그릴과 앞 유리 주변을 얼굴처럼 구성했다. 지금 봐도 전형적이다. 주제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각 부품의 역할은 뚜렷하다. 차체 윤곽도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비율과 양감도 훌륭하다. 내가 4세대 출시 직전 3세대를 산 이유다.

2026년형의 외모는 확연히 다르다. 차의 얼굴을 다시 그린 결과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이 밑바탕이다. ‘상반된 요소의 조화’라는 테마처럼 조명과 면의 연결이 훨씬 복잡해졌다. 전면부는 보다 현대적이고 입체적이다. 3세대의 디자인은 자동차의 기능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반면 4세대는 기능을 테마로 감추려는 분위기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오른쪽)와 4세대

차체의 기본적 크기는 의외로 크게 다르지 않다. 신형은 구형과 길이가 같다. 너비는 7㎝ 넓어졌고, 휠베이스는 3㎝ 길어졌다. 반면 높이는 2070㎜에서 2045㎜로 지그시 눌렀다. 하이루프의 전고는 현실적 문제다. 때론 지하주차장 진입 여부를 좌우할 조건인 까닭이다. 신형은 25㎜ 더 낮다. 그 결과 높이 2.1m 제한의 지하주차장을 마음 편히 드나들 수 있다.

30㎝ 높은 지붕이 주는 개방감

3세대 하이루프는 지하주차장 오갈 때 또 하나의 걸림돌이 있었다. 차체 아래쪽을 빙 두른 에어댐 때문에 줄어든 최저지상고다. 내 차 역시 지하주차장 내리막에서 평지로 넘어갈 때 앞쪽을 긁은 흔적이 적지 않다. 반면 4세대 하이루프는 별도의 에어댐을 두르지 않아 하부 여유가 더 넉넉하다. 전고까지 낮아졌으니 주차장 진입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었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4세대

한편, 하이루프를 처음 본 사람들은 묻는다. “왜 지붕에 저런 걸 얹고 다니죠?” 직접 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일반 카니발보다 높은 천장은 단순히 넉넉한 머리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간을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가령 2~3열 오갈 때 몸을 덜 구부려도 된다. 부피 큰 짐 삼키기도 좋다. 약속 시간에 일찍 도착했을 때 휴식 공간으로도 최고다.

일반 카니발과 천장 높이 차이는 30㎝ 미만. 숫자만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실내에서 체감하는 개방감은 그 이상이다. 4세대 실내는 구형보다 소재와 마감이 뛰어나다. 3세대 하이루프의 일부 부품이 플라스틱 몰딩 느낌을 강하게 드러냈다, 반면 신형은 스웨이드 촉감의 인조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조명도 벌브에서 LED로 바꿨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

더욱 흥미로운 변화는 시트다. 4세대의 시트는 전반적으로 3세대보다 아담하다. 그래서 처음 앉으면 오히려 구형이 더 푸근하게 느껴진다. 3세대 좌석은 쿠션도 넉넉하고, 소파처럼 몸을 감싸는 맛이 있다. 하지만 시트가 크다고 반드시 더 편하진 않다. 신형은 몸을 받치는 방식이 조금 더 정교하다. 특히 2~3열 착좌감은 구형보다 한층 더 편안하다.

'승객 6인+많은 짐'도 거뜬한 매력

시트 크기를 줄이면서 중앙 통로가 상대적으로 넓어졌다. 2열 등받이를 뒤로 눕힐 때 3열 부품에 걸리는 문제도 개선했다. 따라서 시트 레일 조정하는 애프터마켓 개조 없이도 잠을 청할 만큼의 등받이 각도를 확보할 수 있다. 가족을 위한 차에서 이런 변화는 중요하다. 공간을 더 크게 만드는 대신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4세대

이번에 시승한 두 대 모두 9인승이다. 1열부터 2+2+2+3 구성이다. 하지만 4열에 성인 3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겠다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2명도 쉽지 않다. 카니발 9인승의 핵심은 승차 정원이 아니다. 다시 말해 9명을 매일 태우기 위한 차가 아니다. 평소에는 6명이 각각 독립 좌석 이용하고, 필요할 때 추가 인원 태울 수 있는 차가 현실적인 정의다.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3세대

게다가 4열 좌석을 바닥에 감쪽같이 수납할 수 있다. 그만큼 트렁크 공간을 넉넉하게 쓸 수 있다. 모든 좌석을 매일 채우지 않는 가족에게는 이 같은 유연성이 9인승의 매력이다. 나아가 6명 이상 타면 버스전용차선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매력 때문에 9인승을 사서 임의로 4열을 제거하고 3열 레일을 연장해 6인승처럼 사용하는 사례도 종종 찾을 수 있다.

한편, 하이루프의 실용성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더욱 분명하다. 슬라이딩 도어는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타고 내리기 쉽다. 열리는 면적이 넓어 유모차나 짐 실을 때도 편하다. SUV가 유모차를 쉽게 싣기 좋은 차라면 카니발은 거기에 더해 아이가 타고 내리고 움직이는 과정까지 편하게 만든다. 자동차의 공간을 생활공간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차다.

파워트레인

3세대 카니발 하이루프

4세대 카니발 하이루프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배기량(㏄)

2,199(+601)

1,598

최고출력(마력/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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