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직업을 고민할 때 우리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키워드는 아마 '안정성'일 것이다. "나중에 내 일자리가 사라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많은 친구가 공무원이나 전문직을 꿈꾸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젝트를 이끄는 '기획자'는 어떨까? 언뜻 보기에는 유행에 민감하고 늘 새로운 성과를 내야 해서 불안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기획자의 안정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곳에 숨어 있다.
현재 우리가 사는 2026년은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시대이다.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이를 기술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죠. 이 과정에서 기획자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프로젝트의 목표와 실행 방안을 설계하며,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 서로 다른 직군을 연결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자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단순한 문서 작업 위주의 기획자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쟁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젝트의 성패에 따른 책임이 크고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도 기획자를 '불안한 직업'으로 보이게 만든다. 반면,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인간 중심의 소통 능력'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기획자만의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나는 기획자의 안정성이 '고정된 울타리'가 아닌 '개인의 문제 해결 실력'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과거의 안정성이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버티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이 진짜 안정성인 시대이다. 기획자가 가진 전략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은 IT, 제조, 서비스업 등 어떤 산업군에서도 통하는 기술이다. 즉, 한 분야가 어려워져도 다른 분야로 옮겨가 일할 수 있는 유연함이 곧 안정성의 핵심인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는 국가 정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제4차 재직자 훈련 기본계획'이나 'K-디지털 트레이닝' 정책을 보면, 정부는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 사람보다 기술을 어떻게 서비스로 기획할지 고민하는 '융합형 기획 인재' 양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기획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미래 고용 시장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우리가 겪고 있는 '고교학점제' 역시 스스로 과목을 선택하고 진로를 기획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기획하는 능력이 곧 미래 사회의 생존 열쇠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기획자는 ‘정해진 철밥통’이 보장되는 직업은 아닙니다. 오히려 배의 키를 잡은 항해사와 같다. 배가 절대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것이 아니라, 어떤 파도가 몰아쳐도 목적지까지 배를 몰고 갈 수 있는 '항해 기술'이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할 준비가 된 청소년들에게, 기획자는 그 어떤 직업보다도 단단하고 매력적인 안정성을 선물해 줄 것이다. 세상에 안정적인 직업은 없다. 오직 변화에 적응하는 '안정적인 실력'을 가진 사람만 있을 뿐이다. / 이시진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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