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SK텔레콤이 단순한 통신망 제공자를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설계자’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차세대 데이터센터(DC) 중심의 인프라 혁신부터 독자 AI 모델, 산업 맞춤형 서비스까지 한데 묶어 제공하는 ‘풀스택(Full-stack) AI’ 생태계를 완성하고,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 연합해 ‘소버린(Sovereign) AI’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통신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기업의 뼈대 자체를 ‘AI 네이티브’로 바꾸는 전면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 구상이다.
SK텔레콤이 3월 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26에서 AI 인프라·모델·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AI’ 경쟁력을 선보였다. (사진=SK텔레콤)
◆ 인프라 한계 돌파 나선다…‘프리팹 모듈’과 ‘CXL’ 동시 혁신
이번에 SKT가 내놓은 AI 인프라 혁신의 첫 단추는 ‘구축 속도 단축’과 ‘자원 효율 극대화’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 구조의 안팎을 동시에 뜯어고치는 핵심 파트너십을 연이어 체결했다.
먼저 글로벌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 전력·냉각 설루션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프리팹 모듈러(Pre-fabricated Modular)’ 방식의 AI DC 구축 통합 설루션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력·냉각·IT 인프라를 일체형 모듈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비와 구축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SKT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에서 파네시아와 ‘CXL 기반 차세대 AI DC 구조(아키텍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WC26 SKT 미팅룸에서 기념 촬영 중인 (왼쪽부터) 정석근 SKT AI CIC장, 정명수 파네시아 대표. (사진=SK텔레콤)
서버 내부의 병목 현상은 CXL(Compute eXpress Link) 기술로 돌파한다. SKT는 국내 링크 반도체 선도 스타트업 파네시아와 차세대 AI DC 구조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에는 AI 연산 시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불필요한 고가의 GPU까지 통째로 증설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메모리 월)가 있었다. CXL을 도입하면 자원 연결 범위를 랙(Rack) 단위 이상으로 확장해 필요한 컴퓨팅 자원만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다.
◆ 1GW 초거대 DC부터 ‘소버린 AI’까지...‘풀스택’ 라인업 완성
고도화된 인프라 위에는 자체 AI 모델과 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얹어 수익 모델을 구체화한다. SKT는 대한민국 전역에 1GW 이상 규모의 초거대 AI DC 인프라를 구축해 아시아 최대 AI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 무기로 ‘소버린 AI 패키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가 및 기업의 데이터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국 내 통제 가능한 안전한 인프라 위에 5190억 매개변수(향후 1조 수준 확대 목표) 규모의 독자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과 산업용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이른바 '풀스택 AI' 비즈니스 모델이다.
MWC26 슈퍼마이크로 전시관에서 기념 촬영 중인 하민용 SKT AI DC 사업 담당(왼쪽에서 세번째), 앤드류 브래드너 슈나이더 일렉트릭 수석 부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클레이 시먼스 슈퍼마이크로 부사장(왼쪽에서 여섯번째)과 3사 임직원의 모습. (사진=SK텔레콤)
◆ 글로벌 통신사 연합 구축 및 코어 시스템의 ‘AX’ 가속화
이 같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우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정재헌 SKT CEO는 MWC26 행사 기간 중 싱텔(아시아), 이앤(중동), 오렌지·도이치텔레콤(유럽), NTT(일본) 등 주요 글로벌 통신사 경영진과 연이어 회동하며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통신사 AI 협력 벨트를 구축했다.
아울러 외부 사업 확장뿐만 아니라 과금, 회선 관리 등 통신사의 코어 전산망을 AI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네트워크 제어에 AI-RAN을 도입하는 등 내부적인 체질 개선(AX)도 병행한다. 전 임직원이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1인 1 AI’ 체제를 통해 기업 DNA 자체를 ‘AI 네이티브’로 바꾸겠다는 의지다.
정재헌 CEO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를 넘어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하고 연결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통신사는 데이터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AI 인프라의 설계자이자 주체가 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혁신 엔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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