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19대 국회의원
전북은 오랫동안 ‘예향’이라고 불려 왔다. 예술과 풍류, 맛깔스런 음식 문화까지 전북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다. 이것들은 과거 기름진 문전옥답의 풍요로움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산업화를 거치면서 전북은 그 수혜를 받지 못하고 농도에 머물러 왔다. 산업의 기반이 취약하므로 기업 유치가 어려웠고, 수도권에서 애매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적 여건은 기업으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그 결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의 이탈이 가속화되었고 인구는 갈수록 줄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의 애로를 해소해서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벤처 펀드 1조를 만들었고 LG 화학, SK 온, 두산 등 대기업을 포함해 250여개 기업으로부터 18조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차전지, 방위산업, 하이퍼튜브 등 미래 신산업의 거점을 전북에 뿌리내리게 한 것도 미래를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
그런 와중에 최근 연달아 전북에 낭보가 들려왔다. 전북 경제의 윤활유가 되어 줄 몇 개의 대기업이 전북에 투자를 약속하고 또 문을 열게 된 것이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북도민의 희망 고문이 되어 온 새만금에 바야흐로 볕들 날이 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서 전북에 9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지역균형발전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가 기업이 지역에 진출하는 최고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삼성의 새만금 투자 약속이 결국 도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지만 이번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나서서 약속한 일이니만큼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다. ‘새만금 대혁신 TF’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 역시 빠르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가 계획하고 있는 새만금 투자에 대해서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역의 노력 역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문 엔지니어나 데이터 분석 인력 같은 일자리를 지역의 인재들이 채울 수 있도록 지역 대학들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충원되는 인력들이 거주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갖추는 데도 힘써야 한다. 주거 여건, 교육, 문화, 교통과 같은 생활 인프라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사람들의 유입을 이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중국이 값싼 제조 국가에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일약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로 도약한 것처럼, 산업화 시기에는 뒤졌지만 이제 AI 인공지능 시대를 이끌고 가는 전북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때다.
전북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제시된 피지컬 AI, K-푸드 세계화의 전진기지이자 농생명 산업 수도,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산업 육성과 같은, 미래 산업의 기반을 닦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주에 들어온 현대 로템 3천억 투자라든지, HD 현대 중공업과 에코프라임 마린퍼시픽 간 군산 조선소 자산 양수도 합의각서(MOA)가 체결된 일도 전북 경제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현대 자동차 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새로운 산업의 미래를 여는 시작이라면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전북 주력 산업이 다시 도약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전남과 광주의 통합으로 거대 통합시가 출범하면서 전북은 이제 정말 혼자서야 한다. 특별자치도로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확보하고 정부 균형발전 정책의 과실을 충분히 얻어낼 수 있도록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전정희 19대 국회의원
전정희 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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