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한글 기초반 운영 호응
문서 작성 등 디지털 역량 강화
정리수납전문가·요양보호사 등
자격증 취득부터 취업 지원까지
지난해 대구 남구가족센터에서 진행된 다문화가족 김장행사 모습. 남구청 제공
대구 남구는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이 꾸준히 늘면서 지역사회의 문화적 다양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남구와 남구가족센터는 결혼이민자의 경제적 자립부터 자녀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생활문화 적응까지 다양한 맞춤형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들의 안정적인 지역 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10년 새 등록외국인 116.7% 증가…66개 국적 주민 거주
남구의 외국인 주민 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14일 대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에 등록된 외국인 수는 2015년 1천97명에서 2025년 2천377명으로 116.7%(1천280명) 증가했다. 다문화가족 세대 수도 2017년 538세대에서 2025년 753세대로 215세대 늘었다. 지난해 기준 남구에 등록된 외국인의 국적은 66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베트남 국적 주민이 32%(761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 11일 대구 남구가족센터 2층 컴퓨터실에서 ‘결혼이민자 컴퓨터 한글 기초반’ 수업이 진행됐다. 한정웅기자
◇한글 자판부터 문서 작성까지…취업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 키운다
남구는 늘어나는 결혼이민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취업과 생활에 필요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1일 개강한 ‘결혼이민자 컴퓨터 한글 기초반’은 센터 이용자들의 실제 교육 수요를 반영해 마련됐다.
참여 희망자가 많아 평일반에 이어 주말반까지 확대 편성했으며 디지털 배움터 소속 전문 강사진이 한글 프로그램을 활용한 문서 작성과 도형 삽입 등 기본적인 활용법을 교육한다.
수업은 한글 자판을 처음 접하는 수강생도 따라올 수 있도록 자판 익히기부터 시작했다. 수업 초반 약 10분간 타자연습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문서 작성 실습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수강생들은 기초적인 컴퓨터 활용법과 함께 ITQ 한글 과정까지 익히며 실제 취업 과정에서 필요한 문서 작성 능력을 키우고 있었다.
수업을 마친 한 수강생은 “스스로 이력서도 만들고 취업 서류도 정리하고 싶어 수업을 신청했다”며 “선생님들이 하나씩 친절하게 알려줘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자격증 넘어 실제 활동으로…‘배움’을 ‘일’로 연결
남구의 지원은 단순한 자격증 취득에 그치지 않았다. 센터에서 배운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고 소득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도 이어갔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인 ‘정리수납전문가 2급’ 교육이다. 지난해 교육을 이수한 결혼이민자들은 현재 취약계층 지원센터 등에서 실습하며 소정의 임금과 함께 정립수납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요양보호사 과정은 지역 교육기관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남구는 영남이공대학교와 함께 요양보호사 교육을 진행해 현재 합격자도 배출한 상태다. 자격 취득 이후 취업까지 지원해 결혼이민자의 경제적 자립과 함께 지역의 돌봄 인력 확충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명절·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함께 음식 나누며 놀이·장기자랑
다문화 어린이도서관도 운영
지역민과 소통·관계 형성 기회
◇설부터 추석, 김장까지…생활 속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일자리뿐 아니라 새로운 생활환경에 적응하고 지역사회와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남구는 명절과 전통문화를 활용해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의 생활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지역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온(溫)가족 윷놀이 한마당’에는 결혼이민자 70명이 참여해 윷놀이와 떡국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가정에서도 가족과 함께 떡국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떡국 키트도 제공했다.
오는 17일에는 추석 명절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통놀이와 명절문화를 주제로 한 릴레이 미션과 장기자랑 등을 통해 결혼이민자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연말에는 ‘담다(多), 나누다(多), 행복을 더하다(多)’를 주제로 다문화가족 김장행사도 마련한다. 참여자들이 전문 강사의 지도로 직접 김치를 담그고 완성된 김치는 지역 내 다문화가족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계획이다.
한국의 명절과 음식을 경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이웃과 나누면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기회까지 마련하는 셈이다.
대구 남구가족센터 2층에 위치한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모두’는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독서문화공간이다. 한정웅기자
◇책으로 이어지는 만남…다문화가족과 주민의 열린 공간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을 넘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남구가족센터 2층에 위치한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모두’는 다문화가족뿐 아니라 비다문화가족 등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독서문화공간이다.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캄보디아어 등 다양한 언어의 도서를 갖추고 있으며 도서 대출·반납과 상호대차 서비스, 독서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주민에게는 익숙한 언어로 된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며 비다문화가족 주민에게는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통로가 된다.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동시에 주민들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한 것이다.
남구는 앞으로 다양한 언어의 도서를 확충하고 세대·대상별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의 증가는 남구의 지역사회 모습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단순히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움’을 ‘일’로 ‘문화’를 ‘교류’로 연결하면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남구가 그리는 미래다. 한정웅기자 han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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