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비롯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려던 상선들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공격하면서 휴전이 깨지고 전쟁이 재개될 것이란 우려가 유가를 끌어 올리면서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7.37포인트(1.13%) 내린 4만8941.9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37포인트(0.41%) 떨어진 7200.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6.64포인트(0.19%) 하락한 2만5067.8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호실적을 등에 업고 잘나가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60.68p(0.57%) 내린 1만534.66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을 흔든 핵심 변수는 다시 중동으로 옮겨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고립된 선박을 미 해군이 구조하는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작전)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란이 미국 군함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은 이날부터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들을 구출하기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작전 개시 이후 미국과 이란은 미 해군 선박의 피격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란 매체들은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던 미 해군 프릿깃함에 미사일 2발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피격된 바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미군은 해당 작전으로 미국 국적 선박 2척이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회사 유조선 1척이 이란 드론 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 선박 1척도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정박하던 중 이란군에 피격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 시간 4일 오후 8시 40분께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아 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해운사 HMM 운용 화물선 HMM 나무(NAMU)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푸자이라 지역 석유 산업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입은 것은 한 달여 만이다.
주로 미국과 이란간 확인이 어려운 공방이 오갔지만 이 같은 엇갈린 정보 자체가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해서도 해상 운송이 사실상 정체된 만큼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 해운업계에서는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달러 수준까지 치솟았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5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까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시장에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러벌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6bp 오른 4.446%를 기록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4.5%을 위협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7.4bp 급등한 3.962%에 거래돼 4%에 근접했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기업 실적 호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간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됐으며, 2분기 전망은 2% 높아졌다. 2026년과 향후 12개월 전망도 각각 3%, 4% 상향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동발 악재만 확대되지 않는다면 증시 상승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빅테크는 혼조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가 0.09달러(0.05%) 오른 198.54달러로 강보합 마감했고, 테슬라는 1.74달러(0.45%) 상승한 392.57달러로 장을 마쳤다. 아마존도 3.65달러(1.36%) 상승한 272.0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애플은 3.31달러(1.18%) 하락한 276.83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0.58달러(0.14%) 밀린 413.62달러로 마감했다. 알파벳도 3.58달러(0.93%) 내린 379.64달러로 떨어졌다.
최근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인텔이 3.83달러(3.84%) 급락한 95.78달러, 브로드컴은 4.74달러(1.13%) 하락한 416.54달러로 마감했다. AMD는 19.00달러(5.27%) 급락한 341.54달러로 미끄러졌다. 반면 마이크론은 34.24달러(6.31%) 급등해 576.45달러로 올라섰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초반 상승세를 접고 약세로 돌아섰다.
대표적인 황제주인 버크셔 주가는 7509.69달러(1.06%) 하락한 70만2790.31달러로 마감했다. 의결권이 없는 B주 역시 4.49달러(0.95%) 내린 468.52달러로 장을 마쳤다
2일 실적 발표에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물러나고 그렉 에이블이 최고경영자(CEO)로서 좋은 성적을 낸 것이 장 초반 투자자들을 환호하게 했지만 돌발 악재를 만나 이날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물류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마존이 자체 화물, 유통, 주문처리, 소포 배송 네트워크를 다른 기업들에 개방하는 '아마존 공급망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존 물류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GXO로지스틱스는 15% 급락했고, UPS와 페덱스도 각각 10.47%, 9.11% 떨어졌다.두 종목의 하락은 다우존스 운송평균지수를 끌어내렸다.
크루즈 운영사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는 중동 분쟁과 관련된 연료비 상승으로 연간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8.56% 급락했다.
게임스톱이 이베이를 약 560억 달러 규모의 현금·주식 혼합 방식으로 인수하는 제안을 공개하면서 이베이는 5.05% 상승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8.5% 급락했다. 게임스톱의 시가총액은 110억 달러로 인수 제안 금액의 5분의 1 수준이어서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면서다.
소프트웨어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S&P500 소프트웨어 산업지수는 0.75% 상승 마감했다.
주말에 8만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은 0.2% 하락한 78,775.98달러에 거래됐다.이더리움은 0.3% 오른 2,335.43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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