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뉴욕증시가 혼조 마감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이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 속에서 이뤄지면서 '매파적 동결'로 해석됐다.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가진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3명이 인하 가능성에 반대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 여기에 유가 급등이 고유가 장기화 우려까지 커졌다.
다만 빅테크 실적 기대감에 반도체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강보합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12포인트(0.57%) 내린 4만8861.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5포인트(0.04%) 하락한 7135.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44포인트(0.04%) 오른 2만4673.2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항구 봉쇄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보도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CNN 방송과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란에 대한 봉쇄를 수개월 동안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 유가를 자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04달러를 넘어섰고,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장중 120달러에 근접했다.
여기에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동시에 반영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3.5~3.75%로 유지했지만 성명에서 "중동 상황이 경제 전망에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로 전쟁을 지목한 것이다.
연준 내부의 분열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이번 회의의 금리 동결 결정은 4명의 반대표 속에서 이뤄졌다. 대체로 만장일치로 금리가 결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베스 해맥 클래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 동의하면서도 금리 인하 기조를 시사하는 연준 성명에 반대했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제롬 파월 의장의 사실상 마지막 회의로 평가된다. 미 법무부가 연준 관련 수사를 종료하면서 케빈 워시의 차기 의장 인준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의장으로서의 임기는 다음 달 끝나지만, 이사로서 남은 임기 2년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회의에서는 연준 본부 개보수 관련 조사 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물러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 연준 이사로 남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정책 방향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글로벌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8bp 오른 4.4%로 한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9.5bp 오른 3.94%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후퇴했고, 머니마켓에서는 올해 인하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는 대신 2027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종목들은 고전했다.
대장주 엔비디아가 1.8% 하락한 것을 비롯해 테슬라는 0.86%, 애플은 0.20%,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2% 하락했다.
장 마감 뒤 분기 실적을 공개한 M4에 속하는 아마존과 알파벳, MS, 메타플랫폼스는 시간외 거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MS는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1.59% 하락했다. 아마존도 정규 거래는 1.29% 상승마감했지만 기대 이상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0.4% 하락했다.
알파벳은 정규 거래는 0.05% 상승에 그쳤지만 깜짝 실적에 시간외 거래에서는 3.9%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반면 메타는 정규 거래는 강보합(0.33%) 마감했지만 사용자 증가세가 기대 이하에 그치고, 자본지출 우려까지 겹친 것으로 드러나자 시간외 거래에서 5.39% 급락했다.
반도체는 나홀로 동반 강세였다
인텔이 12.10% 폭등한 것을 비롯해 AMD는 4.30%, 브로드컴은 1.41%, 마이크론은2.81%, 샌디스크는 6.17% 상승했다.
이에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2.57% 급등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이란 해상 장기 봉쇄로 에너지 공급 혼란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6.95% 상승한 배럴당 106.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6.1% 오른 배럴당 118.0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119.76달러까지 치솟아 2022년 6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유업계 임원들을 만나 대이란 해상 봉쇄가 수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상황을 공유하면서 에너지 시장 파장과 대응책을 논의했다는 소식도 고유가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폭이 시장 전문가 예상을 크게 웃돈 것도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는 4억5천950만 배럴로 한 주 전보다 620만 배럴 감소했다.
다만 전날 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는 원유 생산 확대 요인이 될 것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에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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