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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뉴스옆자리] 뜨뜻하게 엎드려

아침저녁 공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문을 열면 훅 끼쳐오던 뜨거운 기운도 한풀 누그러졌습니다. 한낮에는 여전히 여름의 끝자락이 남아 있지만 새벽녘에는 이불 한쪽을 슬며시 끌어당기게 됩니다. 그렇게 가을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뉴스옆자리] 뜨뜻하게 엎드려

▲ 아이클릭아트

아침저녁 공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문을 열면 훅 끼쳐오던 뜨거운 기운도 한풀 누그러졌습니다. 한낮에는 여전히 여름의 끝자락이 남아 있지만 새벽녘에는 이불 한쪽을 슬며시 끌어당기게 됩니다. 그렇게 가을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나겠죠? 차가운 손과 발을 이불 속에 밀어 넣고 온돌 바닥에 등을 붙였을 때 전해지는 그 따스함 말입니다. 바깥에서 돌아온 가족들이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이고, 뜨뜻한 방바닥에 배를 깔고 책을 읽거나 귤을 까먹던 어릴 적 풍경도 함께 떠오릅니다.

온돌은 그래서 단순한 난방시설만은 아닙니다. 우리의 기억이 머물렀던 자리이고, 가족이 가장 가까이 모였던 공간이었습니다.

최근 이 온돌을 세계에 알리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강원대 중앙박물관과 국가 온돌문화 전승·확산 추진위원회가 온돌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와 ‘K-온돌’의 세계화를 추진합니다. 온돌은 이미 2018년 국가무형유산에 올랐습니다. 불길과 연기를 바닥 아래로 지나게 해 방 전체를 데우고 온기를 오래 간직하도록 한 지혜는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아왔습니다. 물론 지금은 가스나 석유로 온수를 만들어 바닥을 데우는 방식이지만요.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 음식이 ‘K-컬처’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는 시대에 이제 우리가 너무 익숙해 특별한 줄 몰랐던 ‘따뜻한 방바닥’까지 세계에 소개하려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문화유산이라는 것은 거창한 궁궐이나 오래된 유물에만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추운 겨울날 양말을 벗고 따뜻한 방바닥에 발을 대는 순간의 짜르르함, 가족에게 “아랫목으로 들어오라”고 자리를 내어주던 마음에도 우리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참 더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서늘한 바람 한 줄기가 더욱 반갑습니다. 머지않아 창밖에는 찬바람이 불고 우리는 따뜻한 바닥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때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려온 그 온기가 사실은 아주 오래된 문화이고, 이제 세계가 함께 기억할 유산이 되기 위해 길을 나서고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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