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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옆자리] 127원

정부는 2020년부터 적용해 온 생맥주 주세 20% 감면을 올해 말로 종료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년부터 생맥주 한 잔에 붙는 세금이 약 127원 늘어난다고 합니다.

[뉴스옆자리] 127원

▲ 맥주 거품 [AI 이미지]

정부는 2020년부터 적용해 온 생맥주 주세 20% 감면을 올해 말로 종료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년부터 생맥주 한 잔에 붙는 세금이 약 127원 늘어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별일 아닌 것 같습니다. 127원입니다. 요즘 127원으로 살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습니다. 길을 가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떨어뜨렸다고 굳이 되돌아가 찾을 사람도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런데 묘한 점이 있습니다. 세금은 127원 오르는데, 맥주값은 아마 127원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호프집 메뉴판에 ‘생맥주 500㎖ 5127원’이라고 적힌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우리 외식업계의 가격표는 대체로 500원이나 1000원 단위를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세금 127원이 어느 날 가격표에서는 500원 혹은 많게는 1000원이 되는 기적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호프집 사장님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맥주만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주 재료의 가격도 올랐고, 전기료도 올랐고, 인건비도 올랐습니다. 임대료 역시 좀처럼 내려갈 줄 모릅니다. 요즘 장사하는 분들에게는 무엇이 올랐느냐고 묻는 것보다 무엇이 안 올랐느냐고 묻는 편이 더 빠를지도 모를 정도니까요.

그런데 왜 생맥주 주세 감면을 종료하냐고요? 정부가 밝힌 이유는

“제도 도입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다”는 것입니다. 어떤 목적이 어떻게 달성됐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참 부러운 문장입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종료 선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출금 상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습니다.”

“자녀 교육비 부담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습니다.”

“먹고사는 걱정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가운 종료 공지는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끝나는 것은 할인이나 감면이고, 계속되는 것은 납부와 부담입니다.

내년 어느 날 호프집에 갔다가 생맥주 가격이 조금 올라있으면, 사장님도 손님도 서로 눈치만 볼 것 같습니다. 사장님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싶을 테고, 손님은 “또 올랐네” 하면서도 결국 잔을 들겠죠.

그래도 하루를 마친 사람들에게 맥주 한 잔이 주는 위로까지 너무 비싸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퇴근길의 작은 위로만큼은 오래도록 부담 없는 가격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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