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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무기] KF-21 수출의 열쇠는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가 ‘첫 고객’으로 중요한 이유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6.03.28 18:58
ㅣ 수정 : 2026.03.28 18:58
우리 무기체계 수출의 ‘첫 고객’ 역할 해온데다, KF-21 개발 가능케 만든 ‘공동개발 파트너’
한국이 ‘전투기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이자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
비행하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위용. [사진=KAI]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25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식이 이재명 대통령 참석하에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자그마치 25년이라는 긴 시간과 수많은 이의 땀과 노력이 오늘의 이 순간을 만들었다”고 회고하면서 “KF-21의 성공은 대한민국이 세계 유수의 방산 강국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새 동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F-21은 뛰어난 성능과 낮은 유지비용, 기체 플랫폼의 높은 확장성 등으로 이미 1호기 출고 전부터 세계 각국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며 “K9 자주포, 천궁 미사일 등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입증한 대한민국은 이제 전투기까지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하는 진정한 방위산업 강국, 항공산업 강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KF-21이 양산 1호기 출고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전력화를 앞두면서, 첫 수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사실상 ‘론칭 커스터머(Launching Customer)’로서 KF-21 수출 성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분담금 갈등과 기술 유출 의혹 등으로 양국 관계가 흔들렸지만, 최근 관련 이슈가 모두 정리되면서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방산수출 역사에서 상징적 출발점이었기에 단순한 구매국을 넘어 KF-21의 글로벌 시장 안착을 좌우할 핵심 파트너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1979년 HJ중공업의 고속정 수출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잠수함 그리고 KAI의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까지 주요 무기체계 수출의 ‘첫 고객’ 역할을 해왔다.
이후 T-50 계열은 폴란드, 필리핀, 태국 등으로 확산되며 K-방산 대표 수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전례는 KF-21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첫 도입국 확보는 단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후속 수출을 좌우하는 신뢰의 기준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단순 구매 후보국을 넘어 KF-21 개발의 ‘출발 조건’을 만든 국가다. KF-21 사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됐지만, 막대한 개발비 부담으로 장기간 지연됐다. 이때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 참여를 확정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즉, 인도네시아는 ‘투자자이자 수요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는 향후 수출 협상에서 일반 구매국과는 차원이 다른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인도네시아가 KF-21을 도입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규모의 경제’다. 전투기는 생산 물량이 늘어날수록 단가가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여서 한국 공군 도입 물량에 인도네시아 물량이 더해질 경우, 초기 양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다. 이는 프랑스 라팔, 스웨덴 그리펜 등 기존 4.5세대 전투기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다. 업계에서는 KF-21이 경쟁 기종 대비 획득비와 운용비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F-21은 설계부터 AI·빅데이터 등 미래기술이 적용돼 5세대 DNA를 내재한 차세대 전투기로 기동 능력은 라팔, 그리펜 등 동급 4.5세대 대비 압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또 저피탐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설계가 외형에 적용됐고, 미국·나토 무기체계와 호환성이 좋으며, 단계별 진화적 개발을 통해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장착, 스텔스 성능 완성, 유무인 복합체계 적용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전투기 시장에서 ‘누가 먼저 사용하느냐’는 곧 신뢰의 문제다. 인도네시아 공군이 KF-21을 실제 운용하게 되면, T-50 계열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다수 국가로 확산된 사례처럼 KF-21 역시 동남아·중동·유럽으로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운용국이 늘어날수록 성능 개량 요구와 데이터 축적이 이어지며, 항공기 자체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그동안 양국 관계를 흔들었던 기술 유출 의혹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 사안의 본질은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보유한 자료가 공동개발국으로서 승인된 자료인지 아닌지만 가리면 되는 것이었다. KAI 관계자에 따르면, 미인가 USB는 애초에 회사 컴퓨터에서 작동 자체가 안된다고 한다. 1년 반 동안 국내 여론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 악화로까지 번졌던 기술 유출 이슈는 단순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종결됐다.
분담금 문제도 당초 인도네시아가 전체 개발비의 20%를 분담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및 자국 예산 압박으로 난항을 겪다가 정부 간 협의를 통해 현실적 수준인 6,000억 원으로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담금을 현실화하되, 분담금이 삭감된 만큼 기술 범위와 가치 역시 비례해 축소한다는 점을 명문화해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협력의 틀을 유지했다.
KF-21은 단순한 무기체계를 넘어 한국 항공산업의 미래가 걸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성패는 첫 해외 고객 확보 여부에 달려 있으며, 그 중심에 인도네시아가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동남아 최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방산 협력은 다른 산업 분야의 진출까지 연결되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가 KF-21의 첫 도입국이 되는 순간, 이는 단순한 수출 계약을 넘어 한국이 ‘전투기 수출국’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T-50 계열도 최초 인도네시아와 계약 이후 이라크, 필리핀, 태국, 폴란드, 말레이시아로 도입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 파트너”라며 “KF-21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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