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농도로·발전공기업은 에너지 수도로 와야”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농협·통합 발전공사 유치 막판 총력전 펼쳐야
유치 어려울 땐 IBK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연구기관 확보 ‘B안’ 가동
2026년 09월 02일(수) 20:00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전남광주시가 농협중앙회와 발전 5개사 통합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기관이 정부 내부 검토 과정에서 전남광주 배치 대상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3일 국토균형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과 공공기관 개혁·이전의 큰 방향을 제시한다.
전남광주시가 유치대상 1호로 꼽는 농협중앙회는 전국 최대 농업지역인 전남과 농협의 상징성이 맞닿아 있는 데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등 농생명 관련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합류하면 생산·유통·기술개발·금융을 연결하는 농생명산업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전남광주시의 유치 논리다.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을 하나로 합친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도 놓칠 수 없는 핵심 기관이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매출 30조원, 임직원 1만명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공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광주에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한전KDN·KPS, 한국에너지공대 등 에너지산업의 주요 기관이 집적돼 있다.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를 유치하면 발전과 송배전, 전력시장 운영, 연구·인재 양성을 한 지역에서 연결하는 ‘에너지 수도’의 틀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를 분리해 서로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공식 배치안이 공개될 때까지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행정기관이 힘을 모아 유치 논리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정부 내부에서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전남광주가 이전지 확정 전까지 에너지산업 집적 효과와 국가 차원의 효율성을 수치와 사업계획으로 구체화해야 하는 이유다.
유치가 여의치 않을 상황에도 대비해 IBK기업은행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연구개발·사업화 기관을 확보하는 ‘B안’도 동시에 가동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남광주시는 당초 에너지·환경, 농수산, AI·첨단산업, 문화예술, 사회서비스 등 5개 분야 40개 기관을 이전 대상으로 제시한 뒤 반도체 관련 기관 5곳과 IBK기업은행을 추가해 유치 대상 기관을 46곳으로 확대했다.
이 가운데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공항공사 등 10곳을 핵심 대상으로 압축했다.
특히 뒤늦게 유치전에 포함한 IBK기업은행은 농협중앙회나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 유치가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한 핵심 카드로 꼽힌다.
IBK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산업 지원 기관을 함께 유치하면 정책금융에서 기술개발, 사업화,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는 이미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16개 공공기관이 이전해 있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시는 46개 기관을 개별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 반도체·AI, 농생명, 문화콘텐츠 등 기존 기관과 연결되는 기능별 유치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광주시가 유치전에서 내세울 법적 근거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 제144조다.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할 때 통합특별시를 우선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배정할 기관의 수와 규모는 명시돼 있지 않다. ‘우선 고려’라는 원칙을 본사 인력과 예산, 정책 결정 권한을 갖춘 기관의 실제 이전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남광주시는 통합 전 광주와 전남이 각각 공공기관을 배정받을 수 있었던 점을 들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지역의 몫에 해당하는 ‘17분의 2’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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