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다
데이비드 콕스 지음 / 최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왜 어떤 사람은 80세에도 건강한데 어떤 사람은 40대부터 각종 질병에 시달릴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지만 몸이 늙는 속도는 제각각이다. 영국의 과학·건강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신경과학 박사인 저자는 그 차이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음식’을 지목한다.
저자는 주민 70%가 과체중인 쿠웨이트에서 초가공 식품의 폐해를 살피고, 식품에 설탕·소금 등의 경고 표시를 의무화한 칠레를 찾는다. 나아가 자신의 몸도 실험대에 올렸다. 초가공 식품을 끊고 저칼로리·고영양 식단을 실천했다. 두 달 뒤 체중은 6㎏ 줄었고, 실제 나이보다 반년 많았던 생물학적 나이는 4.2년 젊어졌다. 저자는 인간의 평균수명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길어졌지만, 건강수명은 그만큼 늘지 않아 많은 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노화를 앞당기는 요인을 ‘열 가지 영양학적 스트레스’로 정리한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 설탕 및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독소 물질인 AGE(최종당화산물), 초가공 식품이 면역계에 남기는 상처, 필수 미량영양소 결핍 등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이 어떻게 몸을 서서히 갉아먹고 노화를 재촉하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저자는 ‘내 식탁에 무엇이 부족한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수록 무조건 덜 먹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제대로 골라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수명을 크게 늘렸지만 건강수명까지는 그만큼 늘리지는 못했다. 오래 사는 것보다 오래 건강하게 사는 일이 더 중요한 시대다. 이를 위해 거창한 항노화 기술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잎채소를 한 접시 더 먹고, 식이섬유를 늘리는 작은 변화부터 권한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속도에는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미래는 먼 훗날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 식탁에 무엇을 올리느냐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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