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건 중 29건서 ‘간암 위험 독소’
녹조 발생지 주민 노출 안심 못해
환경단체 “정부 더는 외면 말아야”
녹조에서 생성된 독성물질이 수도권 저수지와 낙동강 유역 주민들의 소변에서 검출됐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등은 11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권·수도권 주민 녹조 독소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낙동강 유역과 경기 수원, 의왕, 평택 등 수도권 녹조 발생 수계 인근에 사는 성인 93명(시료 총 150건)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소변 시료 150건 가운데 29건(19.3%)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C)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이 생성하는 독성 물질이다. 체내에 흡수되면 간을 손상하고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간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도에서 끓여도 분해되지 않는다.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을 종류별로 보면 MC-LR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MC-YR 8건, MC-RR 2건 순이었다. 소변 환산농도(조사 참가자별 소변 농축도 차이를 보정한 값)는 MC-LR 0.75~3.65ppb(10억분의 1), MC-YR 1.10~23.63ppb, MC-RR 1.21~2.33ppb 범위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재 사람의 소변 내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기준으로 건강 위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번 결과는 개별 농도와 별개로 주민의 생체시료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실제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주민의 소변 시료 60건 중 12건(20.0%)에서 독소가 검출됐고, 낙동강권 주민은 90건 중 17건(18.9%)이 확인됐다. 수도권 조사 지역은 평택 평택호, 수원 서호저수지, 의왕 왕송저수지 등이다. 세부 지역별 검출률은 경기 평택 28.6%, 부산 22.2%, 경기 수원 20.8%, 경남 창녕 20.0%, 경북 고령 19.2%, 대구 18.8%, 경기 의왕 13.6%, 경남 창원 9.1% 순이었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경기도 내 여러 저수지에서 지속해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며 “녹조 독소의 인체 노출은 낙동강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녹조가 발생한 모든 지역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곽상수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15년째 녹조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기와 쌀에서 검출된 녹조 독소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며 “주민 소변에서 독소가 확인된 만큼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