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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현 동국대 융합환경과학과 교수
단기간에 끝날 줄 알았던 중동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이 있었다. 제4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산유국들의 석유무기화와 이란혁명이 주요 원인이었다. 약 50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에너지 다소비국가이지만 필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원유 수입의 중동 의존도가 70% 내외로 압도적으로 높아 중동전쟁의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
또한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제조업이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있어,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기업의 원가 부담 증가와 국가 무역수지 악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에너지 문제의 구조적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 전환이 필수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중동에 집중된 화석연료 도입처를 러시아, 미국, 카자흐스탄 등으로 다변화하여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산업, 수송, 건물 등 전 분야에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는 기술 혁신을 오랫동안 추진해오고 있다. 그 결과 이번 중동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1970년대 석유파동 때보다는 다소 작은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거나 전쟁 발생 빈도가 높아질 경우 우리나라의 에너지 문제 취약성은 바로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태양광, 풍력 등 자립 가능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에너지 정책 전환은 에너지 안보 강화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계 보전이라고 하는 국제적인 원칙을 충족하는 유일한 방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국토의 약 70%가 산지이고 인구밀도가 높아, 대규모 태양광이나 육상풍력발전단지 조성부지 부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양광과 육상풍력발전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산림생태계가 훼손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발전설비가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는 현실적으로 큰 장벽이 되고 있다. 빛 반사, 소음, 경관 훼손, 농지 및 어장 축소와 같은 문제들은 단순히 님비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작지 않은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점들을 재생에너지의 생산이익 공유 및 규제 합리화 등 제도적 정비를 통해 해결해나가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과거 석유파동 당시에는 차량 10부제 운행, 네온사인 소등, 심야시간 TV 방송 제한과 같은 강력한 에너지 절약 운동을 진행하였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국민 운동만으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온 국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약 운동이 필요하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에너지 다소비 문화를 점검하고, 에너지 절약 문화를 일상화할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 모두 노력해야 한다.
오충현 동국대 융합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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