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 회무 시 AI 인용 신중해야
A노회 사례서 확인된 생성형 AI 한계…민감한 안건일수록 공식 자료 확인 우선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6년 04월 20일(월) 07:37
교회 현장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노회 회의 과정에서 AI 검색 결과가 사실처럼 인용되며 안건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단·사이비 관련 사안처럼 교단의 공식 조사와 신학적 검토가 필요한 안건일수록, 검증되지 않은 AI 답변 활용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일 본교단 소속 A노회 춘계노회에서는 특정 단체의 사이비성 여부 조사를 총회에 요청하는 헌의안을 상정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상정 여부를 둘러싼 토론 중 한 총대가 "AI로 검색해보니 파룬궁은 기독교 단체가 아니며, 사이비로 볼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발언하면서 회의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총대들은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총회 차원에서 다룰 필요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고, 최종적으로 해당 헌의안은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노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단·사이비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AI 검색 결과가 객관적 판단 근거처럼 받아들여진 점을 아쉬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안건은 특정 단체를 곧바로 규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총회 차원의 공식 조사와 검토를 요청하는 단계였다는 점에서 상정 여부 역시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안건은 노회 전부터 지역의 4개 노회가 공동으로 헌의안으로 올리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던 사안으로 알려졌다.
이 노회에서는 임원회가 노회 내 여성위원회 구성안을 상정한 과정에서도 AI 검색 결과가 사실처럼 인용되며 논쟁이 빚어졌다. 한 총대가 반대 발언을 하며 "AI로 검색해 보니 우리 총회 산하에서 여성위원회를 구성한 노회가 십여 곳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그럴듯한 문장으로 답변을 제시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내거나 불완전한 정보를 제시하는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종교 단체의 성격이나 교단 결의 여부 같은 민감한 사안은 AI가 웹상의 단편적 자료를 바탕으로 단정적 결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해당 노회의 전 노회장은 "이단·사이비 문제는 단순히 '기독교 단체인가 아닌가'로 판단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며, 사회적 위해성, 포교 방식, 교회와 성도들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총회나 노회가 다루는 안건이라면 반드시 공문, 자료집, 연구보고서 등 객관적 근거를 확인한 뒤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전문가들 역시 생성형 AI는 검색엔진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문장을 생성하는 도구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출처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답변은 언제든 오류일 수 있다는 전제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교단의 이단 및 사이비 문제를 AI에게 묻고, 그 답변을 근거로 발언하거나 토의를 진행하는 것은 회의 참석자들의 분별을 흐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A노회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