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영 정치부 기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지방노동감독관 채용에 나섰다. 도는 지난달 1일 노동직 7급 공무원 채용 공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총 170명 규모의 지방노동감독관을 선발해 내년 초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막 제도 도입을 준비하는 다른 시도와 비교하면 단연코 빠른 속도다. 가장 앞선다는 것은 가장 많이 검증받는다는 것이다. 수십년 간 정부가 갖고 있던 노동감독권 일부를 처음으로 지방정부가 넘겨 받았다. 경기도는 그 시험대가 됐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업장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의 사례가 타 시도에서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성공하면 제도의 표준이 되지만, 실패하면 제도를 향한 불신을 자아낼 것이다.
지방노동감독관은 도내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을 담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중에서도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거친 일부 사업장만 우선 맡는다고 한다. 처음 시행하는 만큼 단계적으로 접근해 부작용을 줄인다는 취지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노동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감독 대상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대찬 출범과 달리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노동부의 산하 기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셈이다.
성과만이 문제가 아니다. 노동감독은 단순한 행정 업무가 아니다. 노동감독관이 다루는 노동법은 노동자가 보장 받아야 최소한의 권리를 정한 것이다. 법 집행은 어느 지역에서나 같은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검찰의 보완책마저 사라졌다. 산업재해 사건을 조사하다 보면 노동법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등 복잡한 법 체계와 얽히게 된다. 기존 노동감독관들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통해 법 해석의 한계를 줄일 수 있었지만,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지금은 이 같은 안전장치도 없어졌다. 시행착오는 전부 도민의 피해로 돌아가고, 그 책임은 오롯이 경기도가 져야 한다. 이제 막 출범한다고 해서 감당할 책임까지 가볍게 봐줄 수는 없다. 노동부의 도움을 받고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수준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경기도만의 운영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마주영 정치부 기자 mango@kyeongin.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