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 국제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 나온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 당시 위원장.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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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국제 법 질서의 수호자”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85)를 선정했다. 강대국들이 앞장서 국제법을 형해화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 사법기관들에 제재를 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벌여온 이스라엘에 대한 문제 제기의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라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필라이를 선정한 이유를 밝히며 ‘국제법’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위원회는 그를 “국제법 질서의 수호자”라고 부르며 “국제법을 통한 분쟁 해결의 중요성”을 “노벨평화상 수여 125년 역사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라고 설명했다.
필라이는 이날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국제법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 국제엠네스티 사무총장이 올린 영상에서 필라이는 100여명의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인권을 지지하는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하는 이 상황이 (평화상 수상을 접하기에) 적절한 듯하다”며 “이게 농담이 아니길 바란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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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선정 이유에서 “전쟁과 분쟁의 수가 증가하고 국제법의 법관들과 기구들이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는 지금, 노벨위원회는 무력이나 폭력 없이 분쟁을 해결하는 능력이 국제적 법치주의에 달려 있음을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가 전쟁과 국제법을 강조한 것은 이란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우크라이나전쟁을 벌인 러시아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국제법 학계에선 임박한 공격에 대한 증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없이 지난 2월말 일방적으로 이란을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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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원회가 명시적으로 법관에 대한 제재를 언급한 것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해온 트럼프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법관들이 제재를 받고 그 기관들이 공격받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용기와 비전, 결단력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이는 바로 나비 필라이가 재판석에서 보여준 자질”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2024년 재판소가 팔레스타인 가자 전쟁과 관련한 전쟁 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이듬해 재판소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8월에는 아카네 도모코 소장과 이스라엘 관련 수사를 이끄는 법률가를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지난달엔 재판소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고립시킬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카네 소장은 성명을 내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지속 가능한 평화의 주춧돌로서 국제 사법 정의가 담당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높이 평가한 중요한 결과”라며 “국제 법질서와 법치주의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시점에서 이번 인정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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