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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노동자’ 대신 그 사람의 이름으로… 연극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부산 상륙

실제 노동 현장에서 일했던 극작가가 쓴 작품을 바탕으로 한 1인극이 부산에서 열린다. 노동자라는 이름에 가려져 한 사람으로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을 무대로 소환하는 시간으로, 앞선 공연에서 다수의 상을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동자 출신 작가가 써 내려간 '평범한 삶의 존엄과 기억'

각종 상 휩쓴 화제작으로 16~17일 부산 공연

연극 ‘오함마백씨행장’ 공연사진. 어댑터씨어터 제공

연극 ‘오함마백씨행장’ 공연사진. 어댑터씨어터 제공

실제 노동 현장에서 일했던 극작가가 쓴 작품을 바탕으로 한 1인극이 부산에서 열린다. 노동자라는 이름에 가려져 한 사람으로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을 무대로 소환하는 시간으로, 앞선 공연에서 다수의 상을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앗프로젝트와 어댑터씨어터는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어댑터씨어터 2관에서 공동기획 연극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공연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작품은 시인이자 극작가인 이용훈이 실제 노동 현장에서 일하며 집필했다. 그는 2018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2년 첫 시집 《근무일지》를 발표했다. 이후 건설 현장과 물류창고 등 다양한 노동의 공간에서 일하며 글을 써온 그는, 직접 경험한 사람들과 공간, 일상의 감각을 바탕으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썼다.

이 연극은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이가 그의 삶을 다시 더듬어가는 이야기다. 노동 현장에서는 한 사람이 본래 이름보다 ‘인부’ ‘잡부’ ‘노동자’라는 명칭으로 먼저 불리고, 그의 생애보다 사고나 숫자로 먼저 기록되곤 한다. 작가는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노동자’가 아닌 ‘한 사람’ 자체에 집중하는 작품을 써 내려갔다. 제목에 포함된 ‘행장(行狀)’ 역시 한 사람이 살아온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글을 뜻한다.

실제 연극에서도 주인공은 세상을 떠난 동료의 흔적을 하나씩 되짚으며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기억해 간다.

해당 작품은 2024년 서울미래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소극장 판’ 무대에 올랐다. 당시 서울미래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주연 배우 오치운은 연기상을 받았다. 올해에는 경기아트센터가 주최한 경기공연예술어워즈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이번 부산 공연은 오치운 연출 아래 배우 장기훈이 주인공 ‘고윤호’를 연기하는 1인극으로 선보인다. 철거 현장을 배경으로 한 사람의 부재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연극을 이어갈 예정이다.

어댑터씨어터 관계자는 “이 작품은 한 사람의 부재 이후 남겨진 기억을 따라가며, 평범한 삶에 깃든 존엄을 이야기하는 1인극”이라며 “특별한 업적이나 거창한 사건이 없어도 한 사람의 생애에는 고유한 이야기가 있고, 그 삶은 기억되고 기록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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