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개발 방식 도입···엠바크 스튜디오 개발 모델 확대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확장 지속
2026년 마진 개선 시작···수익 구조 개편 추진
패드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 / 이미지=넥슨 자본시장 브리핑 화면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넥슨이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기존 지식재산권(IP) 확장 중심 성장 전략에서 나아가 개발 방식과 투자 구조, 조직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최근 합류한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이 제시한 전략 방향이 향후 넥슨의 사업 구조 변화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약 4조5072억원(4751억엔), 영업이익 1조1765억원(1240억엔)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8년 연속 1000억엔 이상의 영업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조6775억원(8000억엔)이다. 회사는 이러한 재무 기반과 장기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바탕으로 성장 구조를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성장 기반으로 현금 창출 능력과 IP 프랜차이즈를 제시했다. / 이미지=넥슨 자본시장 브리핑 화면
◇규율 기반 비용 축소···성공 확률 높은 프로젝트 집중 투자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현재 넥슨의 가장 큰 문제로 포트폴리오 구조와 비용 구조를 지목했다. 프로젝트 수가 늘어나면서 개발 비용이 빠르게 증가했고, 신작 출시 지연과 일부 게임의 매출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투자 대상 프로젝트 수는 줄이되 성공 확률은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며 “모든 조직과 비용을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데 직접 기여하는지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넥슨 경영진은 매주 포트폴리오 회의를 통해 전체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새로 설정한 이익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구조 개편 또는 중단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투자 구조 자체를 재설정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발생한 운영 이슈 이후 내부 통제 구조도 강화했다. 최고 리스크 책임자 신설, 이중 보고 체계 의무화, 이사회 감독 강화 등이 도입됐다. 회사는 이를 통해 투자자 신뢰 회복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A 시절 구조 개편 경험···소수 정예 개발 방식 도입
쇠더룬드 회장은 과거 일렉트로닉아츠(EA)에서 20개 이상의 스튜디오를 총괄하며 대형 프랜차이즈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이후 설립한 엠바크 스튜디오에서는 100명 내외 인력으로 대형 게임을 개발하는 소규모 조직 중심 개발 방식을 구축했다.
엠바크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15주 만에 1400만장 판매를 기록하며 넥슨의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넥슨은 엠바크의 개발 방식과 조직 운영 구조를 넥슨 전체 개발 조직에 맞게 점진적으로 적용한단 계획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드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만드는지”라며 “더 나은 도구와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창의적인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구조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개발 환경 ‘모노레이크’ 도입
넥슨은 인공지능(AI)을 개발 전반에 적용하는 ‘모노레이크’ 시스템을 구축해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넥슨은 30년 이상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이용자 데이터와 운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AI와 결합해 개발 의사결정과 라이브 서비스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수십억 건의 플레이 데이터와 서비스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유지, 수익화 구조, 콘텐츠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 기획과 운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활용 방향도 단순 콘텐츠 제작 자동화가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반복 작업을 줄이고 개발자의 창작 시간을 늘리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임, 스포츠 프랜차이즈처럼 운영”
쇠더룬드 회장은 향후 넥슨의 IP 전략을 스포츠 프랜차이즈 모델에 비유했다. 특정 게임을 중심으로 커뮤니티와 콘텐츠가 형성되고, 장기간 이용자 관계가 유지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넥슨은 현재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장기 서비스 구조를 구축했으며, 향후 신규 IP 역시 장기 운영형 프랜차이즈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2~3개 수준의 장기 프랜차이즈 IP를 향후 4~5개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IP 확장과 신규 IP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다.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는 ‘던전앤파이터 키우기’, ‘던전앤파이터 클래식’, ‘프로젝트 오버킬’,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등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는 PC, 모바일, 사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신규 IP로는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슨 주요 신작 파이프라인 6종. / 이미지=넥슨 자본시장 브리핑 화면
넥슨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전략. / 이미지=넥슨 자본시장 브리핑 화면
◇글로벌 시장 확대·인수합병 추진
넥슨은 현재 매출 대부분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아크 레이더스’를 통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확인했다. 실제 ‘아크 레이더스’ 매출의 약 85%는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약 8000억엔의 현금을 활용한 인수합병도 주요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제시됐다.
쇠더룬드 회장은 인수합병 기준에 대해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여러 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지, 핵심 개발 인력이 유지될 수 있는지,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헌 대표 “비용 통제 아닌 재투자···IP 확장 전략 유지”
이정헌 대표는 이번 전략 변화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장기 성장을 위한 재투자 구조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비용 구조를 조정하지만, 확보된 자금을 핵심 IP와 신규 프로젝트, 글로벌 사업에 다시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기존에 제시했던 2027년 매출 7조원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성장 전략의 방향성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프랜차이즈 등 기존 IP를 중심으로 플랫폼 확장과 장르 확장을 이어가는 IP 프랜차이즈 전략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전면적인 비용 통제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재투자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핵심 IP 확장과 신규 IP 개발을 병행하는 기존 성장 전략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넥슨(일본법인) 대표. / 이미지=넥슨 자본시장 브리핑 화면
◇비용 구조 개편···2026년 마진 개선 시작
재무 전략 측면에서는 비용 구조 개편과 수익성 개선이 추진된다. 넥슨은 최근 몇 년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건비와 플랫폼 수수료, 인프라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증가 속도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채용 규모 조정과 인력 재배치, 프로젝트 구조 조정을 통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낮추고,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2026년을 마진 구조 개선의 첫 해로 보고 있으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실적 회복,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성장, 월드컵 효과에 따른 FC 프랜차이즈 이용자 확대를 올해 주요 실적 변수로 제시했다.
회사 측은 향후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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