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소고기 색깔 변했는데 그거 먹어도 되나?”
“냄새 맡아봐”
“엄마, 나 오이 있는데 또 샀어 뭐 해먹지?”
“어휴 정말...그때 AI 냉장고 사라고 할걸,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동영상 광고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뉴스펭귄
갓 결혼한 딸이 매일 친정 엄마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다. 엄마는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 속 등장인물처럼 과거의 나를 찾아가 “반드시 AI 가전을 사야 한다”고 권한다. 일상적인 대화지만, 여기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집 안에서 반복되는 ‘낭비’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줄 모르고 식재료를 다시 산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AI가전 광고 중 일부다. 이런 장면은 가전업체들이 최근 강조하는 변화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효율을 높이고 낭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가전업계의 인공지능 경쟁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사용 패턴을 학습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의 평소 패턴과 지금 현재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최적의 판단을 내려 맞춤 경험을 제공하는 가전이 속속 개발 중이다. 이런 변화는 집안일을 덜어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중복 구매나 음식물 폐기, 불필요한 전력 사용처럼 일상 속 낭비를 함께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DA사업부의 4대 핵심가치 중 하나인 ‘비스포크 AI’를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완전 주문 제작’을 뜻하는 비스포크는 원래 재봉업계에서 쓰던 단어로 과거에는 맞춤형 정장 등을 주로 의미하는 단어였는데, 국내 가전 업계에서 비스포크 AI는 사용자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맞춤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반 가전을 뜻하는 용어로 굳어졌다.
사용자의 평소 패턴과 지금 현재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최적의 판단을 내려 맞춤 경험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반 가전이 속속 개발 중이다. 냉장고 분야에서도 관련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뉴스펭귄
편의성 높이는 AI가전...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줄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단계 진화한 ‘빅스비(Bixby)’를 AI 가전에 적용했다. 소비자가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빅스비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로도 사용자의 의도에 반응할 수 있게 고도화됐다. 생성형 AI 서비스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결합해 일상생활 속에서 유용한 답변을 제공하는 ‘오픈 Q&A’도 새롭게 지원한다.
퍼플렉시티는 웹 검색을 통해 답변을 출력하기 때문에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사용 시 문제가 되는 이른바 환각(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사실인 듯 답변하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를 정밀하게 이해하고 상황에 따른 추론이나 판단까지 가능하도록 빅스비를 고도화했다. 과거 제품들은 특정 기능명이나 정해진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제품들은 대화체로 말해도 의도에 맞는 답을 제공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패밀리 허브에 소고기랑 고등어 넣었으니까 모드를 바꿔줘”라고 말하면 냉장고가 사용자의 말을 이해하고 ‘육류/생선 모드’를 자동 설정한다. 또 “위스키 마실거니까 얼음 좀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냉장고의 위스키 볼 아이스 기능이 설정된다.
에어컨을 쓰는 소비자가 무풍 모드로 전환하고 싶을 때도 “에어컨 바람 안 나오게 켜줘”라고 말하면 된다. 로봇청소기의 소음이 거슬린다면 “로봇청소기, 조용히 청소해”라고 말해도 된다 그러면 저소음 모드로 청소를 시작한다. 청바지를 세탁기에 돌리느라 전용 모드가 필요하다면 “청바지 빨 거야. 맞는 코스로 설정해”라고 말하면 데님 코스로 설정된다.
업그레이드된 AI 기능은 2026년형 패밀리허브와 에어컨, 로봇청소기, 정수기, 7형 스크린이 탑재된 세탁 가전 신제품에 적용됐다.
폐기물·탄소배출 줄이는 ‘똑똑한 가전’ 시대
인공지능 관련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력 효율화 등이 가능해지면서 폐기물이나 탄소배출, 자원사용 역시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취지다.
일례로 2026년형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를 통해 식재료의 입출고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AI 비전’ 기능을 갖췄다. 이 냉장고는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뿐 아니라 용기의 라벨까지 인식해 ‘푸드리스트’에 자동 저장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어디서든 현재 보관 중인 식재료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내부 카메라를 통해 식재료를 인식하는 ‘AI 비전(AI Vision)’ 기능에 제미나이를 결합해 식품 인식 성능을 높였다. 예전에는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거나 뺄 때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식품이 신선식품 37종, 가공·포장 식품은 50종까지로 제한됐으나 제미나이가 도입되면서 인식 가능한 대상이 훨씬 많아졌다. 사용자가 용기에 라벨로 적은 내용도 인식해 자동으로 식료품 목록에 등록한다.
식재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비스포크 냉장고를 2년째 사용 중인 소비자 안모씨(44세)는 “예전처럼 용기에 일일이 포스트잇 라벨을 붙여 관리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남은 음식을 관리할 수 있어서 불필요한 식재료 중복 구매를 줄일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장보러 가기 전에 냉장고를 잠깐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중복 구매가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이 2020년 발간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매뉴얼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1만 3465톤으로 국민 1인당 음식물 쓰레기를 280그램 배출한다.
전체 음식물 쓰레기 중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은 30% 내외다. 그것보다 더 많은 음식이나 식재료가 유통·조리과정(57%)에서 버려진다. 보관만 하다가 결국 폐기되거나(9%), 하나도 먹지 않은 상태(4%)로 버려진다. ‘똑똑한 냉장고’는 이 지점에서 먹거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냉장고는 과거 제품들도 AI절약 모드로 사용량을 예측하고 조절하며 이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사용 기준 최대 23%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AI 러닝을 통해 새로운 식품이 들어올 때와 단순히 내부를 확인할 때를 구분해 냉장고 운전을 최적화하고, 냉각 중 발생하는 성에를 예측해 최적의 타이밍에 이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가전 최초로 제미나이를 탑재한 비스포크 AI 냉장고’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뉴스펭귄
“에너지 사용량 최대 25%까지 절감”
냉장고는 음식과 재료를 신선한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계속 전기를 쓴다. 물론 아주 많은 전기가 필요한 건 아니다. 에어컨이나 히터 등 냉난방기와 달리 방 전체가 아닌 내부 공간만 냉각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크지는 않다.
대신 하루 종일 가동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중에서는 비교적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기자가 사용하는 (AI 비스포크가 아닌 구형) 냉장고를 예로 들면, 2018년 4월 기준 1등급을 받은 국내 한 가전사의 320L 냉장고는 월간소비전력량 (제조사 소개 기준) 16.1kWh다. 전기세가 연간 3만 1,000원 정도 예상되고 이산화탄소는 시간당 9그램 배출한다.
2026년형 AI냉장고는 어떻게 다를까?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는 상황과 사용 패턴에 따라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쿨링’ 기술이 적용됐다. 평소에는 컴프레서를 단독으로 운전해 냉각하고, 냉장고 온도가 올라가거나 강력한 냉각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반도체 소자를 함께 작동시켜 최적의 냉각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거나 내부 정리를 위해 문을 오래 열어두면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데, 이럴 때 안쪽 온도를 일반 냉장고 대비 20% 더 빠르게 낮출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식재료의 신선함을 오래 유지해주는 ‘미세 정온’, 사용 패턴을 분석해 냉장고 온도 상승 폭을 줄여주는 ‘AI 정온’, 냉기 보존을 극대화하는 ‘메탈 쿨링’ 등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냉장고 본연의 성능을 강화하는 기능등을 갖췄다.
아울러 이 제품은 냉각 효율을 최적화하는 ‘AI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돼 소비 전력을 최적화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스마트싱스를 통해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2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가정에서 장시간 사용하는 냉장고 특성을 고려하면, 이런 절감 폭은 연간 전력 사용량에도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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