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김해금곡고 ‘꿈꾸는 농촌마을학교’ 인턴 최예서 씨
김해시농촌활성화지원센터서 경험 쌓는 중
“졸업 후 센터 정직원·캠핑장 업무 하고파”
글 쓰기·마을 기록·독서 관심 두고 진로 찾기
“꿈 있으면 대학 진학은 대단한 가치 아냐”
김해시 ‘꿈꾸는 농촌마을학교’ 인턴십 교육에 참여 중인 최예서 씨가 지난 23일 북부동·생림면 직거래 장터 행사장에서 안전 요원 봉사를 하고 있다. /이수경 기자
최예서(19·김해금곡고등학교 3학년) 씨를 만난 곳은 김해시가 주최한 북부동·생림면 직거래 장터였다. 그는 대안학교인 김해금곡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김해시 ‘꿈꾸는 농촌마을학교’ 인턴십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 하부광장에서 열린 김해시 ‘찾아가는 도요 마켓데이’(농촌형 마을교육공동체 육성 지원사업)에서 안전봉을 들고 행사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오가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초등학생들이 대거 현장 체험을 온데다 인근 주민들도 일일 장터가 생기니 도요마을 농특산물을 사려고 발걸음이 분주했다. ‘꿈꾸는 농촌마을학교’ 교육과정을 선택한 김해금곡교 학생들 5명도 장터에 참여해 다함께 도시와 농촌 교류 모습을 실감했다. 도요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로 직접 가져와 판매하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살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는 점을 현장에서 체득하는 시간이다.
‘꿈꾸는 농촌마을학교’는 2025년부터 전국에서 처음 김해금곡고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으로 편성돼 운영 중이다. 올해는 금곡고 3학년 학생 6명(이날 직거래장터에는 5명만 참석)이 이 과정을 선택해 각자 다른 농촌개발 사업지구에 청소년 인턴 사무장으로 파견돼 ‘꿈이룸 농촌리빙랩’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파견지는 진영하모니타운, 진영읍 서구2마을(찬새내골), 생림면 도요마을, 생림면 무척사랑센터, 상동면 장척마을 등이다.
최예서 씨는 김해시농촌활성화지원센터 본사에서 센터 일을 경험하는 중이다. 그는 왜 ‘꿈꾸는 농촌마을학교’를 선택했을까.
“꿈을 찾으려고 금곡고에 왔어요. 입시 공부에 소질이 없거나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금곡고에 많이 와요. 고3까지 진로를 못 찾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농촌마을학교 인턴십 수업을 선택해 여러 체험을 하고 있어요.”
그는 한 곳에서 깊게 경험하고자 김해시농촌활성화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인턴십 파견지로 골랐다. 지난해 농촌마을학교에서 학습했던 이들이 얕고 넓게 경험해 전문성이 키워지지 않더라는 견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센터에서 손이 모자라 여력이 없었던 일들을 해내고 있다. 센터 공식 블로그가 2023년 중단돼 활성화시키고 영상 편집도 해본다. 때로는 직거래장터 같은 현장에 참여해 센터 업무를 지원한다. 농촌마을을 찾아 유명한 곳을 찍고 기록하는 일도 한다.
그가 관심 두는 분야는 글 쓰기, 마을 기록, 독서 등이다. 금곡고 학생회에서 서기를 맡으면서 책 만드는 동아리 활동도 하며 관심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툭툭>이라는 신문 동아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툭툭>은 김해금곡고 학생들 의식을 ‘툭툭’ 쳐서 깨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촌마을학교는 올해 13회 체험 교육을 진행했고, 4회는 이벤트 상생마켓에 참여했다. 25회 교육을 마치면 교육과정이 마무리된다.
장래 꿈을 꾸고자 그는 농촌마을학교에 참여했는데, 이제 조금씩 꿈이 보일까.
“농촌은 청년 유입이 늘 고민이에요. 올해부터 (금곡고 졸업생 중) 농촌활성화지원센터 종사자가 나오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검토하고 있어요. 내년에 장척마을에 캠핑장이 생기는데 청년 직원을 모집한다고 해서 그 마을에서 캠핑장 운영하는 일도 해보고 싶고요.”
어느새 꿈이 영글었다. 그에겐 이미 계획이 다 서 있었다. 파견지에서 깊이 있는 인턴십 활동을 한 게 적잖은 도움이 된 것일 테다.
그의 집은 창원(마산)이다. 부모가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아서 그는 중학교도 대안학교인 진주 꿈키움학교에 다녔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다가 선택한 학교가 김해금곡고등학교다. 입학하고서 뭘 해야 할지를 몰라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2학년 2학기 때 학생회 일(서기)을 하면서 흥미가 생겼다. 농촌마을학교를 선택해 체험 위주 활동을 하며 실패든 도전이든 부딪쳐보는 경험도 좋다. 농촌마을학교 교육 중 ‘시장 경제의 이해’ 시간에 모의투자(주식)를 공부하면서 주식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는 경험을 한 것도 보람 있었다.
김해시 ‘꿈꾸는 농촌마을학교’ 인턴십 교육에 참여 중인 김해금곡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왼쪽부터 최예서, 김석현, 정유림, 이유현, 박나린 씨. /이수경 기자
무엇보다 그에게 현장 체험과 경험은 새로움으로 장착돼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가치로 확장된다.
“생각보다 사람들을 만나면 편견에 휩싸이게 되는데, 현장에서 직접 만나 알아가다 보면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사람마다 가진 문화를 체감하게 돼요. 센터 일을 해보니 농촌과 학교를 살린다고 애를 쓰는데, 현장에서 어른들과 아이들과 소통할 때 또다른 경험을 쌓게 되기도 해요.”
고등학교 3학년이니 대학 진학 꿈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센터 일을 계속 해보고 경험이 적성에 맞다면 내년엔 센터 정직원으로 일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안학교에 다니면 대학이 중요하지 않아요. 금곡고 선생님 중에도 학창시절엔 엉망이었지만 자신만의 꿈을 가꾸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대학은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죠. 남들 따라 대학을 가는 건 아니다,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해요. 고3 때 그런 길을 찾게 돼서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이날 직거래장터 행사에 학생들을 인솔해온 김해금곡고 김용만 교사는 농촌마을학교 수업을 선택한 학생들을 지켜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고3 아이들에게 진로 선택지는 별로 없다. 대학을 가느냐, 안 가느냐 두 개 뿐이다. 대학을 안 간다면 안 가는만큼 유리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 집안이 큰 사업을 안하는 이상 사회에서 살 거리는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안은 농촌일 수 있다. 그 방향으로 농촌마을학교 교육을 한다. 이 수업, 이 활동이 농촌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농촌에서는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서비스, 봉사, 수익 사업도 하고 물가는 싸면서 도시보다 여유로움이 있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서 씨는 이날 직거래장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에서도 그들의 꿈은 몽글몽글 피어올랐고, 싱그러운 웃음 사이로 꿈이 끝없이 퍼져나갔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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