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시민공원 남문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내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달력을 살피다 보면, 지구의 미래와 연관된 기념일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기념일들이 달력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적 변화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잊지 않도록 기록하고, 그 의미를 전 세계인이 함께 되새기자는 뜻이 담겨 있는 것 아닐까 싶다.이번 달 달력에는 기후위기 속 생물 다양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3월 3일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 인류의 생존 자원인 물의 가치를 생각하는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등이 달력의 칸을 채우고 있다. 그중 3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은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 이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국제적 협력을 이끌기 위한 날로, 1950년 세계기상기구(WMO)가 출범한 날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세계기상기구에서는 매년 세계인이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를 선정하는데, 올해의 주제는 ‘오늘을 관측하여 내일을 보호한다(Observing today, protecting tomorrow)’이다. 이 짧은 문장에는 정확한 기상관측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것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세계기상기구의 의지가 함축되어 있다.기상관측은 단순히 온도와 강수량을 살피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삶의 터전이 보내는 경고를 기록하는 일이다. 최근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년(2015~2025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시기였다. 이러한 온난화 추세는 우리나라에서 더욱 뚜렷하다. 전 지구 평균 지표 온도가 약 0.85도 상승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그 2배가 넘는 약 1.8도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2024년에는 연평균 기온이 14.5도, 2025년에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25.7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수치들은 기후위기가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공기와 바람, 구름의 움직임에 대한 촘촘한 관측과 기록은 기후위기를 읽어내는 열쇠가 되었으며,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은 관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국민 안전을 위한 최선의 전략은 변화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의 핵심인 관측 분야를 혁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먼저, 입체적·첨단 관측망으로 감시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천리안위성 5호 도입을 본격화하여 위험기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기상청과 유관 부처 기상·강우레이더의 통합 운영을 통한 부처 간 협력으로 이음새 없는 한반도 호우·대설 감시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위험기상과 기후 감시·예측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여, 예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향상해 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위성과 레이더 자료를 융합해 호우, 낙뢰, 폭염 등을 정밀 감시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태풍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여 태풍의 위치와 강도를 신속히 분석하는 등 관측자료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다.물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예보현업실에서 예보관들이 수많은 자료를 분석하더라도, 대자연의 변덕을 완벽히 읽어낼 수는 없다.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기상 현상들 앞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관측에 전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록이 정교해질수록 사회 안전망은 더 촘촘해지며, 오늘의 관측이 성실할수록 내일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이미선 기상청장‘세계 기상의 날’은 우리가 마주한 기후변화를 직시하고 더 안전한 내일을 다짐하는 날이다. 오늘 기상청이 정성껏 남기는 관측 기록들이 앞으로의 날들에 든든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모두 함께 기록 속에 담긴 지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후 행동을 실천할 때, ‘오늘의 관측’은 우리의 ‘내일을 보호하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가장 정직한 시선으로 오늘을 기록하며, 국민의 안전한 내일을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킬 것을 약속한다.
[날씨칼럼] 오늘을 관측하고 내일을 보호한다
또한, 위험기상과 기후 감시·예측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여, 예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향상해 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위성과 레이더 자료를 융합해 호우, 낙뢰, 폭염 등을 정밀 감시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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