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시장 시선이 다시 인텔로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딛고 주가 상승은 물론 대형 고객 협력, 자산 재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다. 다만 투자업계는 부활 대신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62.38달러로 마감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은 84%로,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률(42%)을 크게 웃돌았다. AI 경쟁에서 밀려났던 기업의 흐름으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방식 변화가 있다. 생성형 AI 초기에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 중심 투자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추론과 서비스 단계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GPU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 중앙 처리 장치(CPU)와 추론용 칩을 함께 활용하는 방향이다. 이 과정에서 범용성이 높은 CPU 수요가 다시 늘고 있고, 인텔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사 움직임도 이를 뒷받침한다. 구글은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AI 추론과 범용 컴퓨팅에 계속 활용하고, 최신 제품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양 사는 맞춤형 인프라 프로세싱 유닛(IPU)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단순 공급을 넘어 인프라 설계 단계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제조 부문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인텔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의 AI 칩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급망 복귀를 선언한 셈이다. 자산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이달 초 아일랜드 생산 시설 지분 49%를 142억달러에 재매입하기로 했다. 과거 현금 확보를 위해 매각했던 자산을 다시 확보하는 것으로, 앞으로 수요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은 신중한 입장이다. 투자 은행과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단기간에 과거 지위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AI 중심으로 재편된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이미 크게 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최근 평가에선 분명 변화가 감지된다. 일부 투자 기관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회복 여부와 별개로 최소한 시장에서 역할을 유지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복귀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퇴장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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