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텐션업 갱년기]
현실을 확장하는 미디어 아트
공감을 확대하는 특별한 경험
도미닉 데자르댕(Dominic Desjardins), 샤를로트 브루노(Charlotte Bruneau), <인형의 집(The Dollhouse)>, 2025, VR, 약 22분_주한캐나다대사관 전시 협력 / KF XR 갤러리
“그러면 네가 매기를 도와 줄수 있겠니?” 9살 소녀 주니퍼가 관람객인 나에게 말을 건다. 집에 함께 살게 된 외국인 가사 노동자 매기에게 했던 부모님과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며 그녀가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빨간 단추를 자기 대신 전해달라고 말한다.
화면 속에서 손을 움직일 수 있는 나는 바닥에 떨어진 그 단추를 조심스럽게 들어 매기에게 전한다. 그 순간 주변이 환하게 빛나며 매기가 활짝 웃는다. 그리고는 그렇게 돌아가고 싶었던 그곳. 고향으로 떠난 듯 그녀는 사라진다.
3월 21일 오픈한 KF XR 갤러리 기획전에 전시된 캐나다 애니메이션 VR 작품 <인형의 집>은 이렇게 헤드셋을 쓴 나를 작품 속으로 이끌며 20여 분의 시간을 순식간에 흐르게 했다.
도미닉 데자르댕과 샤를로트 브루노 두 작가가 종이 인형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이주민의 인권 문제를 가정 내 관계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낸다. 작품 안으로 관람객이 들어가 함께 있는 듯한 관극 경험의 몰입형 콘텐츠로 작년 칸영화제 XR(eXtended Reality) 부문 초청작이다.
확장현실을 뜻하는 ‘XR’이란 단어가 낯설 수 있지만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헤드셋을 쓰고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 여행을 한다든지 포켓몬 게임 등 현실의 풍경 위로 디지털 오브젝트나 디지털 풍경이 겹쳐지는 활동에 관해 직간접적으로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테니 말이다.
KF XR갤러리는 LED 미디어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기반 인터랙티브 작품 등 기술 기반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실감형 아트 갤러리로 2023년에 서울 을지로에 개관했다. <Facing Faces(마주하는 얼굴들)>이란 제목의 이번 기획전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몰입형 환경 안에서 동시대 인권 이슈를 경험할 수 있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