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화력발전 전국 절반인데 전기요금은 수도권과 동일… “지산지소 원칙·산업 분산 필요”
김태흠 충청남도지사가 23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전력망 구축 토론회’에서 “전력은 수도권으로 보내면서 균형발전을 외치는 것은 모순”이라며 충남을 경유하는 국가 송전선로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굿모닝경제 조준영 기자]
충남을 경유하는 국가 송전망 구축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김태흠 충청남도지사가 정부 전력정책의 구조적 모순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는 23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전력망 구축 토론회’에 참석해 송전선로 구축 계획과 관련해 “전력은 수도권으로 보내면서 균형발전을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적인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충남은 송전선로만 놓는 안방”… 정부 전력망 계획 직격
김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중앙정부 송전선로 계획과 관련해 “정부 안은 13개 시군이 해당되는데 전북에서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북과 달리 충남은 송전선로만 놓는, 안방만 빌려주는 꼴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며 “국가 전체가 수도권 과밀화 1극 체제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하자고 하면서 정작 전력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정책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특히 전력 수요와 산업 집중의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전력이 수도권으로 간다는 것은 결국 산업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산업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력망이 따라가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균형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책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충남 전력 절반 수도권 보내는데 요금은 동일”
김 지사는 충남이 전국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지역 부담을 언급하며 전기요금 구조의 불합리성도 제기했다.
그는 “충남에는 전국 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몰려 있는데 생산 전력의 약 49%만 지역에서 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전력이 수도권으로 공급되는데도 전기요금은 서울과 충남이 동일하다”며 “송전선 비용은 수도권에서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은 요금이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금처럼 전기요금 구조가 동일하면 기업이 굳이 충남으로 올 이유가 없다”며 “당진·보령·태안 등 전력 생산 지역 산업단지에 전기요금을 낮추면 기업이 자연스럽게 분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산지소 원칙 필요… 산업 분산해야 균형발전 가능”
김 지사는 향후 에너지 정책 방향으로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은 지역에서 사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 돼야 한다”며 “산업을 분산시키고 전력도 지역 중심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가야 국가 균형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분산에너지특별법이 제정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 산업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AI·데이터센터 전력 수급도 국가 과제”
김 지사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산업 육성과 전력 수급 정책의 연계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용인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육성 방향 자체는 맞다”며 “다만 이런 산업은 전력과 물 소비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수급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산업도 제대로 발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차원의 큰 틀에서 전력 정책을 설계하고 그 안에서 지역과 협의하며 일부 수용할 부분을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방과 충분한 협의 없이 국가 정책이 추진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며 “충남은 이러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충남=조준영 굿모닝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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