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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용혁 변호사의 물류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 상식 – 인사노무②

지난 기고문을 통해 물류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법적 지위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법의 테두리, 그리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망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훌륭한...

김용혁 변호사의 물류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 상식 – 인사노무②

지난 기고문을 통해 물류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법적 지위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법의 테두리, 그리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망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었더라도, 결국 그 안에서 땀 흘리며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면 물류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기업에게 투자가 성장을 향해 달리는 엔진이고 인사노무가 그 엔진을 부드럽게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라면, ‘안전’은 이 엔진이 폭발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이자 브레이크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예고한 바와 같이, 모든 물류기업이 두려워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반드시 알아야 할 법, 바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 한다.

산업재해 예방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

우리나라는 고도의 산업 발달과 물류 인프라 확충 과정을 거치며, 오랜 기간 ‘산업안전보건법’을 중심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일터의 근로자를 보호하는 법적 체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고착화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고용 형태가 다변화되면서 기존 산업안전보건법 중심의 규제와 처벌 체계만으로는 현장에서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 체계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로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물류센터장, 공장장, 현장소장 등에게 구체적인 현장 안전 조치 의무 위반의 책임을 묻는 구조였다. 그 결과, 정작 안전 예산 편성과 인력 배치에 대한 최종 결재권 및 기업의 실질적인 운영 권한을 쥐고 있는 원청의 ‘경영책임자(대표이사)’는 현장의 실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형사 처벌의 법망을 빗겨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실제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발생한 대전지방법원의 화물운송중계사업 현장 사고 판례나 울산지방법원의 택배터미널 하차 작업 중 사망 사고 판례를 보면,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청업체 대표나 법인에게 부과된 처벌은 불과 600만 원에서 800만 원 수준의 벌금형에 그쳤다. 인간의 생명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 지나치게 적은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었다.

물류 현장의 가파른 재해발생률

이러한 제도적 한계 속에서 물류산업의 재해발생률은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물류업(운수·창고업)의 재해발생률은 2018년 0.64%에서 2023년 1.44%로 불과 5년 사이에 두 배 이상 급증하였다. 이는 같은 해 대표적인 고위험 업종으로 꼽히는 건설업의 재해발생률 1.45%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물류업이 건설업에 버금가는 산업재해 고위험 업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업 규모별 편차다. 50인 미만 소규모 물류기업의 재해발생률은 2.13%로 전체 평균의 약 1.5배에 달한다. 2024년 1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으로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이 전면 확대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실질적 규제 압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가중되고 있다.

이 통계적 현실은 2025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도 이천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지게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착수하였고, 수원 소재 물류센터에서는 하청 노동자가 낙하물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나아가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물류 자회사와 계약한 배송기사가 업무 중 쓰러져 숨진 사실이 알려지며 과로사 의혹에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조사에 나서기도 하였다. 물류 현장의 안전 위기는 결코 과거의 일이나 남의 일이 아니다. 비용 절감과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본질적 생리 속에서 위험한 작업만을 영세한 하청업체나 파견 근로자,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에게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했다. 결국 영국의 ‘기업살인법’ 등 해외의 선진 법제를 참고하여 기업의 의사결정 정점에 있는 최고경영자에게 근로자의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어 우리 사회에 전격 시행되기에 이른 것이다.

경영책임자를 향하는 가혹한 형벌과 뼈대 의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중대산업재해’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위험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물류센터 현장은 본질적으로 중대산업재해의 지뢰밭과 같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게차와 근로자의 충돌, 화물 상하차 중 낙하물에 의한 압사, 하역기계 보수 시 고소작업대에서의 추락, 컨베이어벨트 등 물류 자동화 설비에 의한 끼임 사고, 냉동·냉장 창고에서의 저체온증 및 질식사고 등 위험이 도처에 깔려 있다. 여기서 단 한 명의 근로자라도 사망한다면, 그 즉시 회사의 대표이사는 수사기관의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의 형사 처벌 기준은 매섭다.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일반적인 형법 범죄가 징역형의 ‘상한’을 규정하는 것과 달리, 이 법은 징역형의 ‘하한’을 1년으로 못 박아 두었다. 범죄의 중대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여 원칙적으로 경영책임자를 실형으로 엄단하겠다는 입법자의 강력한 의지다.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와 기업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였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법인이나 사업주는 유족 등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이내에서 징벌적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중소규모의 3PL 업체나 창고업체의 경우, 단 1건의 사고만으로도 천문학적인 배상액을 감당하지 못해 기업이 파산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구조다.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는 업계의 안일한 기대 역시, 합의를 하고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의 판례를 보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 알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를 때, 경영책임자가 이러한 가혹한 처벌을 피하려면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물류 현장의 책임자들이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은 첫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위험성 평가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할 것. 둘째, 전담 안전보건 인력의 배치와 그에 합당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것. 셋째, 사업장 종사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이행할 것이다. 특히 물류산업은 화주, 대형 물류대행사(원청), 인력공급업체, 운송사 등 다층적이고 복잡한 도급 및 위탁 관계로 얽혀 있다. 법은 제3자에게 도급을 주었더라도, 해당 시설이나 장소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원청에 있다면 하청 소속 근로자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도 직고용 근로자와 동일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도록 강제하고 있다. “저 사람은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니라 도급업체 소속이다”라는 형식적인 계약 항변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지게차와 고소작업대, 법원의 냉혹한 판단

안전 매뉴얼을 기획하고 최종 결재를 하는 경영진은 법의 조문보다 ‘실제 법원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처벌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까지 축적된 물류 현장 및 관련 판례를 분석해 보면, 하급심 법원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체계 미구축’과 현장 실무자의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매우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지게차는 사고 빈도와 치명도 면에서 가장 위험한 장비다. 경영책임자들은 종종 “현장 직원이 내 허락도 없이 무면허로 지게차를 몰다 사고를 냈는데 왜 내가 감옥에 가야 하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서늘하다. 무면허 운전이라는 현장의 위반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시스템’을 만들지 않은 것이 바로 경영책임자의 본질적 죄라고 묻는다. 실제로 광주지방법원 항소심 판례를 보면, 베트남 국적 직원이 무면허로 지게차를 몰다 동료를 사망하게 한 사건에서 1심의 벌금형을 깨고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으로 형을 대폭 상향하였다. 사고 당시 사업장에 14대의 지게차가 있었으나 면허 보유자가 턱없이 부족했고, 지게차 열쇠가 차량에 방치되어 관리하는 사람조차 없었다는 점이 적시되었다. 경영진이 무면허 운전의 위험성을 구두로 보고받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관심과 노력, 결단의 부재라는 것이다. 대구지법 사건에서도 작업계획서나 작업지휘자 없이 지게차 작업을 하다 사망한 사고에 대해, 위험성 평가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한 대표이사에게 징역형의 철퇴가 내려졌다. 고소작업대 추락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사고 직후 현장소장과 회사는 늘 “하부 작업만 하라고 분명히 지시했는데 근로자가 임의로 위로 올라갔고 안전 고리도 본인이 풀었다”고 항변한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판례에서 재판부는 근로자의 명백한 지시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원청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기가 촉박하고 공사금액이 적어 마땅한 조치를 못 했다는 현장소장의 진술을 토대로, 법원은 이를 ‘비용 때문에 안전을 포기한 전형적 사례’로 보았다. 돈과 시간의 부족으로 적절한 재해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원청의 구조적 잘못을 꾸짖은 것이다.

단순 건설공사발주자인가 도급인인가, 실질적 지배력의 문제

물류 인프라나 복합물류센터 현장에서는 다단계 하도급이 일반적이다. 화주나 대형 플랫폼 기업은 흔히 “우리는 단순 발주자일 뿐이므로 하청 근로자 사고에 책임이 없다”고 선을 긋지만, 대법원은 그 실질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인천항만공사 갑문 추락사고(대법원 2023도14674)에서 항만공사는 자신들이 발주자일 뿐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사가 갑문 유지보수를 위한 전담 부서를 두고 설계부터 점검까지 전 과정을 기획하며 수급 업체에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행사했다고 보았다. 공사는 단순 발주자를 넘어 수급 사업주와 동일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이라는 것이다. 물류대행사(3PL) 대표이사들은 계약서의 명칭이 무엇이든, 내 물류센터 안에서 내 설비를 이용해 하역을 하는 하청업체 직원이라면 그 안전의 최종 보루는 원청의 경영책임자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형식적 서류 작업의 맹점과 실질적 노력의 구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 기업들은 외부 기관에 거액을 주고 방대한 두께의 ‘안전보건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책장에 꽂아 두었다. 하지만 법정에서 이 서류 더미는 종종 무용지물이 된다. 의정부지방법원의 아파트 관리업체 판례를 보면, 상시근로자 수천 명 규모의 회사가 방대한 매뉴얼을 보유했음에도 대표이사에게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재판부는 위험성 평가를 사고 후에야 소급 작성하고, 형식적인 ‘예/아니오’ 체크리스트만 돌렸을 뿐, 실제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통로가 부재했던 점을 질타했다. 현장과 유리된 서류 작업은 결코 경영자를 구해주지 못한다. 반면, 경영책임자가 실질적인 시스템 이행을 위해 고군분투한 정황이 입증될 경우 법원은 불의의 사고에 맹목적인 형벌을 가하지 않는다. 울산지방법원 판례(2025노288)를 보면, 덤프트럭 운전자가 과적 상태에서 유압 잠금장치를 풀지 않고 무리하게 조작하다 전도되어 다른 근로자가 매몰된 참사였다. 이 사건에서 1심과 항소심 모두 원청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운전자의 황당한 오조작까지 원청이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 핵심은 원청이 실질적인 안전관리 활동을 수행해 온 객관적 기록이었다. 원청은 정기적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하청업체의 평가에 참여해 지도·조언했으며, 현장에 안전작업 수칙을 명확히 게시하고 예산을 집행해 왔다. 법원은 합리적으로 예견 가능한 위험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해 온 경영책임자에게 예측 불가능한 이례적 사고의 형사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 두 판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맹목적인 페이퍼워크는 유죄의 증거가 되지만, 살아 움직이는 현장 교육과 실질적인 예산 집행의 기록은 경영책임자를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생존을 위한 실무적 과제와 대처 방안

법원의 시선은 명확하다. 단순히 서류로 권한을 위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업장 규모에 맞는 실질적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말단 근로자에게까지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통제하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진과 인사팀이 현장에 도입해야 할 구체적인 실천 과제를 제언한다. 첫째, 서류 더미에서 벗어난 현장 맞춤형 ‘실질적’ 위험성 평가의 정착이다. 다른 기업의 양식을 복사해 서명만 하는 관행을 끊어야 한다. A물류센터와 B물류센터는 위험 요인이 완전히 다르다. 현장의 캡틴과 지게차 기사, 하청 일용직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구체적인 개선안을 회의록에 남겨야 한다. 나아가 위험이 보고되면 즉시 예산을 결재하여 분리 펜스나 스마트 경광등을 설치하는 물리적 조치를 취하고, ‘Before & After’ 사진과 예산 집행 품의서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하청업체에 대한 안전보건 통제와 상생의 리더십이다. 도급업체를 선정할 때 최저가 입찰에만 매몰되지 말고, 재해 예방 능력을 엄격히 평가하는 기준을 입찰 공고부터 명문화해야 한다. 또한 단가가 깎인 영세한 하청업체가 고품질의 안전 장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방치해서는 안 된다. 내 사업장에 들어오는 모든 종사자를 위해 필요한 안전 비용을 원청의 예산으로 지원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수백만 원의 비용이 수백억 원의 파산을 막는 가장 저렴한 보험이다. 셋째, 현장의 기강 확립과 TBM(Tool Box Meeting) 의무화다. 무수한 판례가 증명하듯 대형 사고는 지게차 키 방치, 무면허 운전 등 아주 기본적인 수칙 위반에서 비롯된다. 현장 관리자에게 안전 수칙 위반자에 대한 강력한 작업 중지권과 퇴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매일 작업 전 5~10분간 현장소장이 작업자들을 모아 위험 요소를 공유하는 TBM을 의무화하고, 그 교육 사진과 서명을 축적해야 한다. 작업계획서 대면 결재 없이는 아예 도크의 셔터가 열리지 않는 강력한 통제 시스템도 고려해 볼 만하다. 넷째, 벼랑 끝에서의 진정성 있는 사후 수습이다. 불행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근로자의 과실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실형으로 향하는 특급열차다. 사고 직후 경영책임자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위반을 인정하고,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비를 전면 개보수하며, 유족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합의할 때, 법원은 비로소 이를 무거운 감경 사유로 참작해 준다.

자동화 시대, 안전 경영으로의 진화

최근 물류업계는 AMR(자율주행 모바일 로봇), 로봇팔 등 첨단 자동화 설비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끼임과 충돌 위험을 동반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특정 기술을 한정하지 않으므로, 신기술 도입 단계부터 해당 설비의 위험성 평가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인간과 기계의 협업 구간에 대한 디지털 안전관리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물류 산업은 태생적으로 어제보다 더 많은 화물을, 한 시간이라도 더 빨리 배송하는 맹목적 속도전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시대의 파도는 이 속도전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제 물류기업에게 ‘안전’은 지출하기 싫은 매몰 비용이 아니다. 그것은 경영자의 구속을 막고, 징벌적 손해배상으로부터 기업을 지키며, 나아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완성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경영자의 시선이 재무제표의 영업이익란에만 머물지 않고, 영하의 날씨에 상·하차 데크에서 땀 흘리는 일용직 근로자의 낡은 안전모 턱끈까지 닿아 있을 때, 비로소 우리 물류기업들은 규제의 높은 허들을 넘어 더 큰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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