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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남 조은시스템 명예회장]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
Vol.281 (2026년 4월호)
하나의 산업을 개척하고 선도하는 것도 어려운데 전혀 다른 두 분야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기업가가 있다. 김승남 조은시스템 명예회장이다. 대한민국 HR 시장의 판도를 바꾼 대표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현 웍스피어)의 창업주로 잘 알려진 그는 국가 중요 시설의 특수 보안을 선도하는 보안 컨설팅 기업 조은시스템과 세이프원, 사이버 보안 및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조은INS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사명에 사용한 ‘조은’이라는 단어에는 ‘좋은 경영’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그가 말하는 좋은 경영은 곧 ‘주는 것’이다. 많이 줄수록 많이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지금도 ‘다노(多努·勞), 다학(多學), 다시(多施)’의 ‘삼다(三多)’를 삶의 지표로 삼아 우리 사회의 ‘좋은 성공’을 위해 사회공헌과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김승남 명예회장을 2026년 3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조은시스템 본사에서 만났다. ‘많이 일하고 노력하며 많이 배우고 많이 주는’ 삶을 통해 성공한 경영자가 오늘의 경영 리더에게 전하는 통찰은 무엇일까.
1940년 生 / 성균관대 경제학과 / 육군대학 정규과정 수료 / 1963년 육군간부후보생 임관 / 대대·연대·사단 작전참모, 179연대장(육군 중령 퇴역) / 충북은행 안전관리실장 및 검사부장 / BYC생명 이사 및 상무이사 / 1993 조은시스템 창업 / 1996년 칼스텍(구 잡코리아, 현 웍스피어) 창업 / 2010 조은문화재단 창업 / 1999~2004 국가비상기획위원회 비상임위원 / 2010~2004 국제피플투피플(PTPI) 한국총재 / 조은시스템·세이프원·조은INS 명예회장(現)
- 구인구직 플랫폼, 보안 및 시설 관리 서비스 등 국민 경제와 밀접한 여러 분야의 기업을 창업하셨습니다. 현재는 보안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신데요, 각각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조은시스템과 세이프원은 보안과 시설 관리(FM), 아웃소싱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특수 보안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현재는 토털 시큐리티 솔루션과 스마트 공간 플랫폼을 서비스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요.
조은시스템과 세이프원이 물리 보안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조은INS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이버 보안, 네트워크 구축 및 보안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조은시스템 인프라에 조은INS의 고도화된 정보 보안 역량을 결합해 위협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지능형 통합 보안 체계를 이끌고 있죠.
여기에 더해 산업 내 필수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산업 안전 보건과 온라인 경비 보안 교육을 담당하는 이지아카데미와 장애인 표준 사업장인 조은프로소싱 등을 통해 진정성 있는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 특히 조은시스템은 국가 중요 시설부터 민간 기업까지 특수 보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요.
국가 중요 시설이나 금융사, 항공사 등 절대적인 보안 수준이 요구되는 현장에는 한 치의 허점도 허용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조은시스템은 단순한 경비를 넘어 인력, 시스템, 정보 보안을 하나의 운영 체계로 통합 관리하는 종합 솔루션 ‘토털 시큐리티’를 제공하고 있어요. 선제적으로 보안 위험과 취약점을 진단해 설비를 구축하고 CCTV로 현장을 모니터링하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위기 대응팀이 출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고도화된 융합 시스템을 도입해도 결국 그것을 완벽하게 작동하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에요. 조은시스템이 고객 신뢰와 더불어 현장 임직원을 향한 ‘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이유입니다. 인간 존중의 가치를 원동력으로 조은시스템만의 무결점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현재 조은시스템은 주한 미군기지와 주한 미대사관, 국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 중요 시설은 물론 쿠팡, AK백화점, 현대아울렛 등 민간 기업까지 200여 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이 보안 시스템 공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 보안업계를 대표하는 경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이 보안 리스크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언해 주신다면요.
최근 보안 위협의 가장 큰 특징은 공격 방식이 매우 정교하고 복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해킹을 넘어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격, 공급망을 통한 침투, 내부 계정을 활용한 정보 유출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요.
게다가 공격자들 역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자동화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보안 전략에도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죠.
과거처럼 물리 보안과 정보 보안을 각각 별도의 체계로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복합적인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시설과 공간,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보안 이벤트와 IT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보안 이벤트를 동시에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보안 관리 체계가 더욱 중요한 이유예요.
한편 보안 운영 측면에서도 조직 간 협업과 통합 운영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입니다. 즉 AI 시대의 보안은 단순히 한 번의 시스템 구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 그리고 개선이 필요한 기업 운영의 핵심 체계로 인식돼야 해요.
결국 보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보안을 비용이나 규제 대응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지금의 보안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영 요소가 됐습니다.
또한 보안의 범위도 크게 확대되고 있어요. 데이터와 시스템뿐 아니라 공간과 시설, 설비 그리고 사용자 행동까지 보안 관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물리 보안과 정보 보안을 각각 분리된 영역으로 접근하기보다 통합적인 보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해요. 공간과 IT 환경 그리고 사용자 활동이 서로 연결된 구조이기 때문에 보안 역시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설계해야 합니다.
다만 보안은 기술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구성원의 보안 인식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 무엇보다 경영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함께 이뤄질 때 기업의 보안 수준은 실질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보안을 단순히 IT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핵심 경영 어젠다로 인식하는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 최근 AI 등 기술 발달과 맞물려 보안 시장도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조은시스템은 ‘공간+ICT’를 결합한 스마트 스페이스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요.
기존 공간 관리 서비스는 경비나 시설 유지 관리 같은 운영 중심 서비스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즉 공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건물과 공간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를 기반으로 공간 운영의 효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조은시스템이 추진하는 ‘공간+ICT’ 전략은 공간 관리 서비스를 데이터 기반 플랫폼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이에요. 보안, 시설, 안전 관리 등 공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공간과 사람의 안전성을 높이고 동시에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융합 보안 서비스는 고객과 현장 직원의 안전을 지키고 나아가 중대재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든든한 기반이 돼요. 이를 발판 삼아 궁극적으로는 스마트 공간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 회장님의 경영 능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잡코리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극심한 자금난 속에서 단순화, 집중화로 1억 달러 규모의 M&A를 성공시킨 사례는 두고두고 회자되는데요.
잡코리아 창업 초기는 IMF 외환위기로 무척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당시 칼스텍이라는 회사를 세워 포털 사이트 ‘CALS’, 커뮤니티 사이트 ‘아이러브밀리터리(Ilovemilitary)’,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를 운영 중이었는데 자금난이 겹쳐 직원 급여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죠. 그때 인터넷 사업은 선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과감하게 포털과 커뮤니티 사이트를 없애고 구인구직에만 집중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사명을 칼스텍에서 잡코리아로 바꾸고 야심차게 유료 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더 크게 회원 수가 급감하며 되레 위기를 맞았어요. 55만 명이던 회원이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자 10분의 1도 안되는 5만 명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하지만 잡코리아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어요. 결국 1년쯤 지나자 회원 수를 회복했고 국내 구인구직 분야 1위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유료와 무료 서비스를 혼합한 수익 모델을 인정받아 미국 몬스터닷컴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글로벌에서도 기업가치를 입증받았고요.
- 오늘날 경영 환경도 IMF 외환위기 때만큼의 복합 위기 상황입니다. AI 전환과 인구감소, 지방 소멸 등 다중 위기 속에서 경영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의 신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기회도 계속 열릴 것이라고 봅니다. AI를 비롯해 드론이나 로봇, 바이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앞으로 열릴 기회에 발맞춰서 새로운 직업군도 다양하게 생길 것이고요.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도전을 즐기고 변화를 추구하는 태도로 미래를 준비하며 실력을 기르는 과정이 있다면 나아갈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해요.
또한 사람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됩니다. 좋은 성취를 이룬 이들은 튼튼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요. 저 또한 수많은 이들의 도움과 성원을 받았고요.
피천득 시인은 ‘인연’이라는 시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 보통 사람은 /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 현명한 사람은 /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인연은 곧 ‘네트워크’예요.
좋은 네트워크는 누군가와 이어지는 연결고리면서 동시에 감사의 확산과 축적입니다. 이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의 힘이 결국 강한 기업을 만드는 경영의 요체라고 생각해요.
-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의 힘을 이제는 경영의 혜안을 전하는 멘토로서 후배 세대에게 기꺼이 나누고 계신다고요. 이 시대의 리더에게 전하고 싶으신 화두는 무엇인지요.
우리는 흔히 돈을 기준으로 중산층을 구분합니다. 아파트 몇 평 이상, 예금 얼마 이상이 기준이 되죠.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앞장서거나 불법·불의에 저항하는 사람, 약자를 성원하고 음악이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중산층이나 지도층의 기준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가치관의 기준을 물질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안목으로 바꿔야 할 변곡점에 서있어요.
제가 10명의 멘티에게 100가지의 질문을 받아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라는 저서를 출간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돈, 명예, 권력이 중시되는 가치관으로부터 사회 정의가 바로 서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 행복한 삶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싶었어요.
비록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된 시대라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청년들은 취업난과 양극화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통해 가난 극복을 신앙처럼 여긴 청빈의 지도자, 산업화 과정에서 불철주야 헌신한 걸출한 기업인의 족적을 후대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많은 이들이 현재의 힘듦을 활기차게 이겨낼 수 있도록 든든한 성원을 보내고자 했어요.
- “열정을 즐기면서 성취하라”라는 조언을 자주 하십니다. 4.5일제가 논의되는 현시점에서 기업은 어떻게 개인의 열정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혁신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사회는 먹고 노는 일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TV만 봐도 그런 프로그램이 상당수죠. 하지만 한편에서는 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산업 현장이 많아요. 한 발이라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워라밸은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밤새워 일하고 일이 없으면 쉬도록 해주는 시스템이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할 때 하고 쉴 때 쉬는 것이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열정은 에너지를 더욱 솟아나게 합니다. 지금은 그런 열정이 조금 더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어요. 일본의 총리가 “일하고 또 일하자”라며 새벽에 출근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일본 국민이 지지를 보내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회장님께서 한평생 증명해 오신 ‘보이지 않는 힘’의 가치가 후배 CEO와 다음 세대의 리더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온 모든 국민에게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각 분야에서 ‘K-’라는 이름 아래 대한민국이 세계에 떨치는 에너지는 지구촌의 지지로 이어지고 있죠. 그러나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분발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가 ‘배고픈 세대’였다면 지금 세대는 ‘배 아픈 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지역 간, 계층 간, 세대 간 양극화가 심해진 현실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의 성공을 인정하지 않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따라서 생존이 우선이던 기성세대와 공정이 우선인 젊은 세대.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도로가 사통팔달이고 전산화가 완벽한 시점에서 지방 행정 구역의 통합이라든지 인구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노인에 대한 배려, 행정력의 재배치 등도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리더를 찾아서 키우고 그들이 꿈꾸게 하며 그 꿈을 이루도록 돕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되는 데 있어 저도 보이지 않는 힘을 믿고 작은 성원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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