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5개 구·군을 도는 '시민과의 대화'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민선 9기 시정의 출발점에서 시민의 안전과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점은 신선하고 신뢰감을 준다. 특히 지난해 노선 개편 이후 극심한 대중교통 불편을 겪어온 시민들을 위해 123번, 126번, 307번 등 주요 버스 노선의 즉각적인 복원을 1호 과제로 제시한 것은 '민생 중심 행정'의 신호탄이다.
그러나 당선인의 강한 의지만으로 산적한 과제들이 단숨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당장 눈앞에 닥친 버스 노선 복원과 장기적인 공영제 도입 등 교통 복지 확충에는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수다. 울산시는 이미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정지원금을 버스 업계에 쏟아붓고 있다. 시 재정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단기적인 '돌려막기식' 증차가 아닌 치밀한 재원 조달 계획과 장기적인 예산 효율화 방안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더욱이 이번 민선 9기 울산시정 앞에는 사상 첫 '여소야대' 시의회라는 정치적 현실이 놓여 있다. 예산 편성과 조례 제정 등 시정 추진의 핵심 열쇠를 쥔 시의회가 반대한다면 당선인의 그 어떤 명품 공약도 한 발짝조차 나아갈 수 없다. 만약 시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진영 논리에 갇혀 대립과 갈등을 반복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울산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김 당선인은 110만 울산시민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 수반이다. 야당 의원들을 시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책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설명하며 동의를 구하는 '진정성 있는 협치'의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버스 노선조정 과정에서 불거질 운수업계 및 노동조합과의 이해관계 갈등 역시 밀실 행정이 아닌 투명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히 풀어내야 할 숙제다. 무엇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민선 9기 시정이 순항할 수 있다. 김 당선인이 약속한 '시민 주권 도시 울산'은 시의회와의 초당적 협력과 철저한 재정 대책이 뒷받침될 때 완성된다. 당선인은 민생을 위한 소통 행보를 멈추지 않되, 시정 추진의 걸림돌이 될 난제들을 정면 돌파하는 단단한 행정력과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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