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오문완)는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인수위원회 활동 성과 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민선 9기 김상욱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시내버스 노선 복원과 대형 재정사업 재검토, 산업 인공지능 전환 등을 골자로 한 활동 성과를 발표하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인수위원회는 21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활동 성과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 전반에 대한 진단 결과와 민선 9기 정책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인수위는 기획혁신·청렴윤리, AX미래산업, 도시교통환경, 복지소통청년, 시민·안전·인권·노동, 문화체육관광, 재정특별 등 7개 분과를 중심으로 울산시의 주요 사업과 예산을 점검했다.
이를 토대로 김상욱 시장의 8개 분야 70개 공약에 대한 실행 방안과 우선순위를 마련하고, 모두 68건의 분과별 정책을 새 시정에 제안했다. 인수위는 "시민의 세금이 한 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점검하고 시민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사업부터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활동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한 과제로는 시내버스 폐선 노선 복원을 꼽았다.
김 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시민 불편이 컸던 126번 노선을 복원했다. 인수위는 오는 9월부터 폐선으로 불편이 큰 지역의 노선을 우선 되살리는 등 올해 안에 모두 9개 노선을 복원하고 버스 30대를 증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2027년까지 버스 85대 증차를 완료하고 외곽·저밀도 지역에는 울산형 수요응답버스인 DRT를 도입하는 단계별 계획도 내놨다. 시민이 탑승 전에 버스 안의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안내시스템 구축과 장기적인 울산교통공사 설립, 대중교통 공영제 도입 검토도 제안했다.
인수위는 지난 2024년 시행된 버스노선 개편 이후 이용객이 약 500만명 감소하고 106·123·124·126·127·307번 등의 노선이 폐지돼 시민 이동권이 침해됐다고 진단했다. 울산시의 버스 재정지원금은 2021년 1,140억원에서 올해 약 2,101억원으로 늘었지만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10%대에 머물러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027년 9월 시행을 목표로 노선 개편 용역을 다시 추진하고 시민·노조·운송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버스운행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탑승률과 운송원가 등 재정지원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트램 1호선·정원박람회 의견수렴후 결정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해서는 자료 공개와 시민 숙의를 원칙으로 제시했다.
인수위는 총사업비 3,814억원 규모의 도시철도 1호선과 2,509억원 규모의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충분한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사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시철도 1호선은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숙의 절차를 통해 '원안 추진과 조건부 재설계, 사업 중단'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도록 제안했다. 단순 여론조사가 아닌 시민배심원제 등을 도입하고 공사 중 문수로의 교통 흐름과 예상 적자, 국비 반납 및 위약금 등 사업 변경에 따른 비용도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정원박람회는 기반시설 공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행사 자체를 단순히 중단하기보다 콘셉트와 세부 시설, 사후 활용 방안을 전면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조직위원회의 사무총장과 본부장 등 책임자 공백, 삼산·여천매립장 악취와 수질 문제, 태화강국가정원과 행사장 간 접근성 부족, 추가 예산의 불투명성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인수위는 정원박람회 성공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조속히 영입하고 시민이 기획과 결정 단계부터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포산단 연결도로와 교량은 박람회 이후로 연기하고, 태화강 폰툰보트는 백지화 또는 코스 변경, 매립지 내 파크골프장은 박람회 이후 조성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대규모공연장 대신 지역 생태계 지원
5,000억원 규모의 문화·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더 홀 1962'에 대해서는 원안 폐지를 기본으로 국비 운영과 입지 변경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재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인수위는 해당 사업의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편익비가 0.466에 그치고, 국비 50%를 지원받더라도 시비 약 2,500억원이 투입되는 데다 향후 운영 적자와 유지관리비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공연장 건립 대신 지역 예술인의 창작·제작 공간과 생활문화센터 등 지역 문화생태계를 직접 지원하는 분산형 투자 방식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성공원 물길복원 등 일부 폐지 권고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일부 사업에는 폐지 권고가 내려졌다.
대상은 6,720억원 규모의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과 태화강역∼장생포 수소트램 운행사업, 울산공업축제, K-팝 사관학교 운영·건립사업 등이다. 태화강역 미디어파사드 설치사업은 보류하고 남은 예산 81억7,000만원을 반납해 추가경정예산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제안했다.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은 대부분 사유지와 문화유산 보호구역에 포함돼 보상과 주민 이주 과정에서 갈등과 소송이 우려되고, 태화강물을 약 7m 높이로 끌어올려야 해 매년 약 20억원의 관리비가 들 것으로 분석됐다.
인수위는 물길 조성보다 배수펌프장 증설과 우수관 정비, 저류시설 확충 등 침수 예방을 위한 직접적인 방재사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화강역∼장생포 수소트램은 기존 일반철도 구간에 도시철도를 운행할 수 없어 당초 노선 자체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인수위는 사업을 조속히 폐지하고 제작 중인 차량의 매각 또는 활용 방안, 매몰비용과 위약금 규모를 확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울산공업축제는 산업을 일군 노동자와 기술자의 삶보다 유명가수 공연과 먹거리, 불꽃놀이 등 모객 중심 행사로 운영돼 축제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수위는 "공장은 보이지만 공장을 만든 사람은 보이지 않는 축제"라고 지적하며 현 구조가 지속되면 울산 산업사를 내세운 대형 관제 행사로 고착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K-팝 사관학교는 민간 기획사와 학원이 주도하는 인재 양성 분야를 지방정부가 직접 수행할 공공성이 부족하고, 교육생이 수도권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도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대신 콘텐츠 기업과 창작자,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한 'K-컬처 AX 기술·제작 허브' 형태의 문화산업 거점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도록 제안했다.
민선 9기의 핵심 미래전략으로는 '울산 산업 AX 넥서스' 구축을 내세웠다.
울산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에 전국의 인공지능 기술과 기업, 인재를 연결하고 기술 개발에서 실증, 산업현장 확산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울산을 중심으로 동남권을 산업 AX 실증벨트로, 광주·전남을 인공지능·에너지 AX 협력축으로, 구미·포항 등 대경권을 미래 제조와 피지컬 AI 협력축으로 연결하는 초광역 협력체계도 제시했다.
산업 AX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지방정부 최초의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구인 노동위원회 설치도 제안했다.
인수위는 노동자의 숙련과 경험을 인공지능 시대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인증·지원체계를 마련하고, 50인 미만 사업장과 비정규직 등 취약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산업전환 고용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시정의 모든 권한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인수위의 공식 활동은 끝났지만 마련된 청사진이 시민이 주인인 민주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한 민선 9기 시정의 실천 과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섭기자 inseo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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