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도 49.5%...국민의힘 후보군 압도, 최대 33.6%p 격차
양자대결 전승...최소 15.7%p~최대 34.7%p 우위 확보
"국힘 버려야 보수 산다"...지역주의 넘어 '소멸 위기' 겨냥
김부겸 전 총리, 대구시장 출마 선언. (사진=연합뉴스)/뉴스후플러스
보수 정치의 상징으로 통했던 대구에서 이례적인 신호가 포착
됐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 적합도 5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며 선거 판세가 단숨에 흔들리는 양상
이다.
국민의힘 후보군을 다자 구도에서 압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양자 대결에서도 모두 오차범위 밖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초반 기세'로 치부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지역소멸'이라는 더 근본적인 위기가 유권자 선택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여론조사 수치가 보여준 구조적 변화 신호
TBC대구방송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28~29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부겸 전 총리는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
했다.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추경호 의원은 15.9%에 그쳤고, 두 사람 간 격차는 33.6%포인트(p)에 달했다.
나머지 후보군도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유영하 5.8%, 윤재옥 5.6%, 홍석준·이재만 각각 3.2%, 최은석 2.4% 순으로 나타나며 사실상 경쟁 구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모습이다.
양자 대결에서도 흐름은 동일했다. 김 전 총리는 추경호 의원과의 대결에서 52.3% 대 36.6%로 앞섰고, 윤재옥 56.9% 대 29.0%, 유영하 57.2% 대 31.1%, 최은석 57.8% 대 26.7%, 홍석준 58.3% 대 25.9%, 이재만 60.0% 대 25.3%로 모든 후보를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격차는 최소 15.7%p에서 최대 34.7%p까지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 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응답률은 6.7%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특정 후보의 인지도 상승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지역 정치 구도가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 "대구가 먼저 바뀌어야"...정치 구도 아닌 생존 문제 확장
김부겸 전 총리는 30일 국회와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화
했다. 그는 "피하면 부끄러울 것 같았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하면서 "제가 져야 할 책임은 결국 대구"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을 향한 발언은 직설적이었다. "보수를 위해서라도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는 메시지는 단순한 정권 비판을 넘어 지역 정치의 구조 자체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가 내세운 핵심 문제의식은 ‘지역주의’가 아니라 ‘지역소멸’이다. 김 전 총리는 "우리 아들딸들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며 일자리 부족과 산업 정체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GRDP 꼴찌 상태가 30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대구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해법으로는 산업 구조 전환을 제시했다. 기존 기계·로봇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청년을 위한 미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민군 통합공항 이전, 취수원 문제 해결,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핵심 현안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기반도 강조했다. 그는 "당 지도부와 단단히 약속을 받았다"며 대구 발전을 위한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구시장 탈환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 흔들리는 보수 텃밭...변수는 구도·분열
이번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 논란이 불거지며 일부 후보가 무소속 출마 가능성
을 열어두고 있다. 실제로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독자 행보에 나서며 선거 구도가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김 전 총리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선거 막바지에는 결국 양자 구도로 좁혀질 것"이라면서도 현재 지지율을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했다.
그의 정치 이력도 이번 선거의 맥락을 형성한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경기 군포에서 3선 의원을 지냈고, 이후 대구로 내려와 여러 차례 도전 끝에 민주당 최초의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
했다.
대구 선거에만 다섯 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외부 인사'가 아닌 ‘지역 정치 실험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보수 정치의 상징으로 남아온 이 도시가 기존의 선택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 위기 앞에서 새로운 선택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라며 "이미 여론조사 수치는 균열의 징후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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