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이 지주사 개편을 계기로 독자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며 시험대에 올랐다. 외식과 유통, 로봇·AI를 아우르는 '테크·라이프' 축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지만, 성과와 함께 수익성에 대한 검증 요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달 말 ㈜한화를 퇴사하고 인적분할로 출범하는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당 지주사는 한화비전·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을 묶는 구조로, 오는 7월 출범이 예정돼 있다.
이번 분할은 사업 성격이 다른 영역을 분리해 저평가를 해소하고 각 사업의 독립적인 성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김 부사장이 맡아온 테크·라이프 부문을 중심으로 사실상 독립 경영 기반을 구축하는 의미도 담겼다.
F&B, 성장축으로 부상···투자 확대 가속 =
김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외식(F&B)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키워왔다. 실제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부문 매출은 2024년 5159억원에서 2025년 5114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F&B 부문은 같은 기간 약 63% 성장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김 부사장의 대표적인 성과는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다. 국내 론칭 이후 빠르게 안착시키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고, 현재 투자금 대비 약 3배 수준에서 매각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김 부사장은 포스트 파이브가이즈 전략으로 자체 브랜드 육성에 나섰다. 한화갤러리아는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벤슨'에 총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대한 추가 출자만 170억원에 달한다.
벤슨은 해외 브랜드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기획부터 생산까지 직접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모델을 택했다. 경기도 포천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제조 기반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업계 확장 방식과 차별화된다.
다만 초기 투자 부담은 적지 않다. 해당 법인은 설비 투자 영향으로 약 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원유 등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원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파인다이닝부터 뷔페까지···외식 전방위 확장 =
외식 사업은 고급화와 대중화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최근 한화푸드테크는 서울 광화문에 약 450평 규모의 하이엔드 플랫폼 '더 플라자 다이닝'을 선보였다. 중식·한식·그릴 다이닝 등 3개 브랜드를 집약해 프리미엄 외식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아워홈을 통해 중저가 시장에도 진입한다. 이달 말 서울 종로에 오픈 예정인 뷔페 브랜드 '테이크'는 2만원대 초중반 가격으로 직장인과 관광객 수요를 겨냥했다.
다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애슐리퀸즈와 빕스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애슐리퀸즈는 운영사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CJ푸드빌 역시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44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9.3% 감소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된 상황이다. B2B 중심의 급식 사업에서 B2C 외식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운영 역량 전환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 '푸드+테크' 전략···현실은 적자 구조 =
김 부사장이 제시한 차별화 전략은 푸드+테크다. 로봇과 AI 기술을 외식·유통에 접목해 효율성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핵심 축인 한화로보틱스의 재무 구조는 부담 요인이다. 해당 회사는 지난해 매출 113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원가가 291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손실이 확대됐고, 누적 결손금은 500억원을 넘어섰다.
푸드테크 실험의 전진기지인 한화푸드테크 역시 자본총계 -219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누적 결손금은 4237억원, 부채는 6614억원에 달한다.
로봇 조리 매장 '파스타X'와 '유동' 등은 테스트 성격으로 운영되다 사업이 중단됐다. 기술 검증에는 의미가 있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결국 기술과 외식의 결합이 실제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독립 경영 본격화···이제는 '실적'으로 증명해야 =
김 부사장의 행보는 한화그룹의 승계 구도와도 맞물린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에너지, 차남 김동원 사장이 금융을 맡는 가운데, 김 부사장은 테크·라이프 부문을 담당하며 역할 분담이 명확해졌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파이브가이즈처럼 성과를 낸 사례가 있는 반면, 일부 외식 브랜드와 푸드테크 사업은 방향 수정이나 중단을 겪으며 성과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지주사 분리를 통해 독립적인 경영 무대에 선 김동선 부사장. 투자와 사업 확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의 전략은 이제 가능성이 아닌 '수익성'으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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